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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개장 20주년 성과와 과제
2005-6-20
연간 거래액 3조1800억‘세계 최대’ㆍ국내 농수산물 유통 어엿한 ‘맏형’

가락시장이 19일을 기해 공영도매시장으로 개장된 지 20주년을 맞았다. 가락시장은 서울시 4대권 도매시장 중 동남권 지역의 먹거리 공급을 위해 지난 85년 개장이래 세계 최대 규모 시장으로 성장·발전해 왔다. 여기에 농축수산물의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제도를 채택해 정착시킨 공로가 가장 크게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전국의 농수축산물 기준가격 책정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국내 도매시장을 이끌어 가는 중심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뒀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되짚어본다.

가락시장이 개장 20주년을 맞아 유통산업발전에 기여한 성과를 높이 평가받고 있으나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정비가 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교통혼잡 ‘고질’ 소포장·싱픔개발 지원 미흡 재건축 조기 실시…유통환경 변화 대응해야

#성과

가락시장의 연간 거래물량은 개장 초기인 86년 125만톤에서 2004년 230만톤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간 거래금액은 4696억원에서 3조1802억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으며 단일 시장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일 평균 반입·분산물량이 약 7400톤에 육박하고 10개 도매법인과 2055명 중도매인, 5000여 업체와 2만여명의 유통인이 상주하고 있다.

가락시장은 20년동안 공정하고 투명한 농수축산물 거래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거래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품목별 특성에 따라 거래방법을 지정·운영해 왔다. 이중 농산물 분야에서는 상장경매제 확대, 전자식 경매, 표준하역비제도 도입 등이 주요한 성과로 꼽힌다.

▲상장경매제 단계적 확대 (1985년)=상장경매제도는 85년 1단계로 6개 품목을 지정·고시하며 중도매인의 위탁행위를 단속했다.

이 과정에서 중도매인의 반발로 상장경매제도가 5년간 유예결정이 내려졌으나 공정거래 질서 확립차원에서 89년 42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95년 94개 품목까지 확대됐다가 현재 162개 거래품목 중 49개 품목이 경매품목으로 지정됐다.

▲전자식 경매도입 (1994년)=수지식 경매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과 비리를 해소하고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95년부터 단계별로 도입했다. 시행 초기인 97∼98년 전자경매프로그램 개발과 시연회를 개최하고 2000년부터 청과 5개 도매법인이 일제히 버섯 전자경매를 실시하게 된다.

이후 전자경매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해 현재는 상장경매품목으로 지정된 49개 품목으로 확대시행하고 있다. 전자경매는 표준화된 가격정보를 생성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경락가격정보를 제공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또 생산자·소비자·유통인간 정보를 공유하고 도매단계의 적정 유통마진 유도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상장예외품목 지정 운영 (1995년)=상장경매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목은 상장경매 정착이 어려워 95년부터 일부 품목을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농안법에 상장예외품목 지정 기준은 상장경매에 적합하지 않은 품목, 반입물량이 적은 품목, 중도매인이 소수인 품목 등 개설자가 인정하는 품목을 규정했다. 95년 30개 상장예외품목을 지정했으나 현재 162개 중 113개 품목으로 대폭 확대됐다. 올 5월 하순현재 거래물량 비중은 8.5%, 금액은 10% 수준이다.

▲표준하역비 제도 시행 (2002년)=표준하역비 제도는 하역체계 개선과 기계화 촉진 및 물류효율화를 위해 기존 출하자가 부담하던 하역비를 도매법인 및 중도매인이 부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출하자조직·도매법인·중도매인·하역노조·학계 등 전문가와 유관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표준하역비 시행협의회에서 2002년 12월 단계별 표준하역비 시행방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표준하역비 적용대상 96개 품목을 1∼4단계로 나눠 표준하역비 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했으며 현재 국내산 포장출하품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과제

유통전문가들은 가락시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유통환경 및 시설 등 시장정비, 제도개선이라고 지적했다. 개장 20년으로 청·장년기에 접어들어 도매시장으로써 정착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아직도 도·소매가 혼재해 유통질서와 교통혼잡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혼잡으로 하역 및 대형수송 미비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큰 것도 개선 요인이라고 밝혔다.

시장정비와 함께 시설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이는 대형유통업체가 전국에서 200여개가 성황을 이루며 점차 직거래로 전환하고 있어 유통환경변화에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이에 소포장 및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포장센터 및 저장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도매법인 및 중도매 인들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농산물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단순한 농산물 중개기능과 수수료 사업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실정이다. 단 사업확대의 전제조건은 유통주체들의 규모화가 이뤄져야 하고 우수한 신용을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매매, 정가·수의매매, 선취거래 등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설, 환경, 제도 등 시장정비의 시발점은 재건축을 조기에 실시하는 것이라고 제기됐다. 재개발이 진행돼야 소포장과 안전한 농산물 공급을 위한 시설 지원이 가능하고 제도개선에 따른 사업이 접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명기 연구위원은 “가락시장이 농산물 유통발전에 기여한 성과는 너무나 크다”며 “그러나 현재 변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으며 재건축 문제는 20∼3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핵심사업인 만큼 유통주체들간 과감한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