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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미관 해치는 규제의 늪
평균층수 제한ㆍ옥상 헬기장 의무설치…
◆서울 스카이라인을 바꾸자 / (2) 사중 규제로 숨이 막힌 서울◆
서울 반포대교 북단 쪽에서 바라본 반포 모습. 1977년께 지어진 반포한신1ㆍ3차 아파트 뒤쪽으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모양만 조금 바뀌었을 뿐 리듬감 없는 답답한 스카이라인은 변한게 없다. ＜박상선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로 속속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잠실 1~4단지. 입주민은 물론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한테까지 불쾌감을 줄 정도로 `최악의` 스카이라인으로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 35층이라는 서울시의 층수제한 때문에 레이크팰리스 60개동 중 타워동 몇 개를 제외하고는 9~15층짜리들로 빼곡하다.
오는 8월 후분양을 앞두고 80% 이상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반포 래미안과 자이 아파트(주공 2ㆍ3단지 재건축)를 반포대교 북단에서 바라보면 한마디로 2단 성벽의 형태로 스카이라인이 완성되고 있다. 애초 한강변에 있던 12층 아파트들이 1단 성벽을 형성하고 있고 그 뒤에 똑같은 층고의 새 아파트단지가 2단 성벽처럼 올라오고 있는 것. 오선지 선율처럼 유려한 리듬감을 가진 스카이라인은커녕 군사시설보다도 더 삭막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용적률을 그대로 두더라도 평균 층수제한만 없으면 훨씬 자유롭고 유려한 스카이라인이 나올 수 있다"면서 "특히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기 위해서는 건폐율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아름다운 디자인의 고층건물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고층 빌딩 지붕 모습은 어떤가. 대부분 평평하거나 `쟁반`을 하나 얹고 있거나다. 지붕 모양이 엇비슷하니 스카이라인이 살아날 리 없다.
왜일까. 건축 규제 때문이다. 11층 이상 건물 옥상에는 반드시 헬리콥터 이착륙장을 설치하도록 건축법 시행령에 정해져 있다.
제해성 아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고층 건물에서 헬리콥터가 이착륙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도로 너비에 따라 높이를 제한하는 사선제한 역시 스카이라인을 망치는 주범이다. 넓은 대지를 확보하지 않으면 고층 신축이 불가능하다. 건축법의 엘리베이터 규정도 마찬가지다. 법에서는 엘리베이터를 건물 연면적에 비례해 설치하되 일정 규모를 초과할 때마다 한 대씩 추가 하도록 돼 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 성능은 인정 하지 않고 면적만 따지다 보니 건축비를 크게 상승시키는 결과만 가져온다.
주차장 규정은 교통난을 부채질한다. 주차장법에 따라 연면적이 큰 건물은 더 넓은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층짜리 빌딩이라면 지하주차장만 10개층 이상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 시카고의 시어스타워는 150대, 일본 도쿄 신주쿠파크는 820여 대의 주차공간만 확보하고 있다. 주차공간을 최소화해 자가용 이용을 자제시키는 것이다.
반면 한국법을 적용하면 시어스타워는 3400대, 신주쿠파크는 2340대 주차공간을 둬야 한다.
[기획취재팀 = 채경옥 부동산부 차장 / 채수환 기자 / 싱가포르 = 이호승 기자 / 두바이 = 김기철 기자 / 상하이ㆍ홍콩 =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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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07:34:4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