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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동부 경제특구에 맞설 서해안 벨트 키워야

다롄 ~ 상하이 ~ 선전 경제특구에 외국기업 몰려
서해경제특구 늘려 관광ㆍ서비스산업 선점해야

◆황해 경제자유구역 만들자◆

"수많은 외국계 기업과 자본들이 물고기라면 제가 하는 일은 정말 낚시와 똑같습니다. 물고기를 낚기 위해 여러 가지 미끼를 달아 두지만 쉽게 잡히지 않아요. 다른 낚시꾼, 즉 다른 지자체나 정부도 인센티브라는 각기 다른 미끼를 달아 물고기를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물고기들로서는 어느 미끼가 먹음직스러운지 고르다 보니 제가 던진 낚시는 여러 번 입질이 와도 마지막에는 놓치는 일이 많죠." 경기도 한 외자유치 담당 공무원 얘기다. 하지만 그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양어장을 만드는 거죠. 여러 종류 물고기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두고 물고기를 끌어들이는 것, 경제자유구역 같은 경제특구가 바로 양어장이에요."

◆ 부상하는 중국 동부연안 경제특구

= 반면 중국은 엄청난 크기로 양어장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이 경제특구는 중국 동부연안에 집중되고 있다. 단순 제조업은 물론 에어버스와 같은 하이테크 외국계 기업들도 이곳 경제특구를 선택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와 KOTRA 등에 따르면 2006년 중국 외자유치 규모는 약 60만건, 6946억달러로 세계 1위 투자유치국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말부터 경제특구를 개발하기 시작한 중국이 눈을 동부연안으로 돌린 것은 대륙인 특유의 큰 시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바다가 아니라 만으로서 아시아 거점 항구를 육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실제 중국은 동부연안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다롄에서 시작해 톈진~칭다오~상하이~닝보~샤먼~푸저우~선전~광저우 등으로 연결되는 `포트벨트(Port belt)`를 중심으로 그 배후에 경제특구를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 기업 투자도 대부분 중국 연안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송도 국제도시의 개발 현장.

◆ 서해안으로 이동하는 산업 거점

= 서해 바로 맞은편에 외자 기업을 키우는 거대한 양어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반면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양어장도 없는 데다 이를 더 만들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기회는 아직 있다. 국내 산업 거점이 서해안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해안으로 이동 중인 산업은 자동차, 철강, 조선, 첨단 등으로 종류도 다양하다.

경기 화성ㆍ평택~충남 아산~전북 군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자동차벨트(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 자동차 생산량(연간 230만대)은 이미 지난해 자동차단지 대명사인 울산ㆍ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동해안벨트 생산능력(연간 180만대)을 넘어섰다.

철강산업도 이미 서해로 방향을 틀었다. 충남 당진에는 현대제철을 비롯해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 동부제강 등 철강 관련 기업 100여 개가 자리를 잡았다.

충남 아산 일대는 삼성전자 투자 덕분에 최첨단 LCD 생산단지로 탈바꿈했다. 아산시는 삼성전자 투자로 2010년까지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연간 1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거점 이동은 경기ㆍ충청뿐 아니라 호남까지 이어진다. 목포 삽진지방산업단지에는 1만t급 이상 선박 건조가 가능한 목포조선 광성조선 신안조선 등이 들어서며 새로운 조선단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서해안 경제특구 확대해야

= 이처럼 산업거점이 서해안으로 이동하고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서해안에 경제특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서해에 접해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만으로는 서해안벨트 잠재력을 활용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아직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지 않은 관광ㆍ서비스산업 등을 유치해 선점해야 한다.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현재 있는 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하면 지역별 경쟁을 도모하고 자극을 줄 수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외자를 유치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올 수 있도록 국제적 비즈니스 창출이 용이하고 접근도가 높은 곳을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2007.12.11 07:15:5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