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용산기지 전체부지 '민족공원'추진 왜 하나

정부가 주한미군 용산기지의 일부 지역을 용도변경, 매각해 기지이전 비용을 마련하겠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정부 예산으로 민족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노무현 정부의 최대 치적사업의 하나로 개발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갖고 있다. 경제만 좋아지면 즉각 착수하겠다고 한다. 용산기지가 민족공원으로 거듭나는 것은 바람직하나 보다 투명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 바람이다.

◆개발·매각지역 및 기지이전 비용=2008년 돌려받게 되는 용산미군기지는 모두 81만평 정도 된다. 여기서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가 공원으로 조성될 주요 부지다. 약 70만평 규모다.

그리고 캠프코이어는 미국 대사관 신축부지로 이미 할당됐다. 캠프킴(1만4000평), 정보대(2000평), 수송부(2만3000평), 유엔사(1만6000평), 니블로베럭스(9000평), 8군휴양소(6000평), 을지로 극동공병단(1만4000평), 대방동 캠프그레이(3000평) 등 8개의 부지는 매각대상이다. 성남에 있는 성남골프장(28만2000평)도 매각대상이다.

정부는 여기서 1조원 정도를 벌어들여 기지이전 비용에 충당할 계획이다. 평택기지 건설비용(4조원 추정)의 나머지 부분은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30년간 약 1000억원씩 정부 예산에 할당하면 3조원이 된다. 비용을 후세대에 전가한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도 있지만 용산공원의 개발 수혜자가 바로 그들이라는 점에서 ‘수혜자 자기부담 원칙’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 주도 개발 배경=정부는 우선 용산기지를 서울시에 무상으로 증여해 개발할 경우 자칫 고층 아파트 건설 등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시민단체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사회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우려다.

서울시가 공원 개발을 주도할 경우 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의 치적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을 도시계획권이 있는 서울시에 넘기지 않고 정부가 주도하려는 것은 무엇보다도 민족사 복원 의미 때문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용산은 고려말 한반도를 침입한 몽고군이 병참기지로 활용한 것을 시작으로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이 진을 치는 등 외국군의 주둔지였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때 일본군이 이곳에 기지를 둔 것이 계기가 돼 일제 때는 조선군 사령부가 자리잡았다. 이후 유엔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의 본거지가 되는 등 줄곧 외국 군대의 ‘점령’상태에 있었다.

따라서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것보다 민족정기를 고취시킬 수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조성하는 게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행정복합도시 건설 결정으로 증폭될 서울시민들의 불만을 달래는 방안으로 이 문제에 접근한 것으로도 보인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여권으로서는 수도권 민심을 다독일 필요가 있고, 서울 시민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를 선물했다고 위로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호전되는지를 살피고 여건이 좋아지면 내년에 적극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용걸 기자icykar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