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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부족 … “일러야 2011년 완공”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의 2009년 완공 계획이 어려울 전망이다. 예산 문제로 2~3년가량 공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전성문 철도건설팀장은 8일 “공식적으로는 2009년 완공 일정을 연기하지 않았지만 현재 공정과 예산 투입현황을 보면 계획대로 공사를 마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앞당겨도 2011년이나 2012년께 전 구간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은 1999년 착공했다. 경춘선이 수도권 주변 철도 중 가장 낡은 데다 기차가 양방향으로 동시에 다닐 수 없는 단선이라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당초 2004년 준공 목표였으나 2006년으로, 다시 2009년으로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됐다.

　사업이 지연된 이유는 우선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총 공사비는 2조4500억원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투입된 돈은 절반 정도인 1조2500억원에 불과하다.

2009년 완공을 위해선 2년간 1조원 이상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건교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건교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불협화음도 한 원인이었다. 공사 구간 중 서울 망우~남양주 금곡을 정부가 100% 지원하는 일반 철도로 할 것인지, 지자체가 25%를 부담하는 광역 철도로 할지를 놓고 건교부와 서울시가 2년간 줄다리기를 했다. 경춘선과 지하철 6호선이 만나는 신내역을 지상에 건설할지, 지하화할지를 놓고도 논란이 있었다.

　결국 각각 광역 철도화 및 지상화로 결론이 났지만, 착공은 다른 구간에 비해 5년이나 늦어졌다. 이 때문에 금곡~춘천은 공정률이 50%를 넘었지만 망우~금곡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건교부는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역만으로 우선 개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전 구간 완전 개통은 2~3년 늦어지겠지만 주요 역만으로 우선 개통하는 것은 2010년 말까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폐선 부지 공원화 계획도 차질=경춘선에서 철도가 없어지는 구간을 공원으로 꾸미겠다는 서울시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경춘선이 복선화하면 서울 동북쪽의 철도 노선이 달라진다. 성북역에서 퇴계원역에 이르는 현재 구간에선 철도가 사라지고, 대신 망우역에서 경춘선 철도가 신설돼 갈매역으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성북역에서 시 경계까지 6.4㎞ 구간에서 철도가 폐지되면 주변 지역을 합쳐 12만7750㎡ 규모의 공원을 꾸미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철도를 따라 11~49m의 폭으로 녹지 공간을 가꾸겠다는 것이다.

강갑생·주정완 기자

◆경춘선 복선 전철화=선로가 하나인 청량리~춘천 에 양방향 동시 통행이 가능하도록 선로를 하나 더 놓는 사업이다. 총사업구간은 81.4㎞이며, 전철 운행이 가능하도록 전기공급 설비도 갖춘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무궁화호를 기준으로 현재 춘천에서 서울까지 1시간40분인 운행 시간이 1시간8분대로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