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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규제 운용방식의 문제점

등록일 2008/05/15

참여정부에서는 주택시장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로 투기지역에서 주택대출을 제한하였다. 이러한 주택대출 규제는 투기세력보다는 오히려 주택금융의 이용이 더 절실한 서민층의 주택구입을 더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게다가 주택수요를 극도로 위축시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LTV, DTI 등 대출규제가 건전한 주택금융의 이용이라는 측면보다는 주택수요를 억제하는 자금대출 총량규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택대출 규제완화의 문제점을 이해하기 위하여 LTV와 DTI에 대한 본연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2000년 이전까지는 호당 대출한도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실행할 때 LTV(Loan To Value ratio)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었다. 이후 대출실행시 LTV 개념을 도입하였는데, 그 적용의 기준과 의미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구조에서는 LTV가 경락율 보다 낮은 수준으로 대출하는 경우 금융회사의 대손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에 차입자 입장에서는 연체로 인해 주택이 압류되고 경매되는 경우 큰 손실을 입게 되는 구조이다.

이러한 담보평가에 기초한 주택대출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대출받는 사람의 상환능력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상환능력이 있는데도 담보위주로 평가하게 되면 대출금액은 작아지게 되며, 또한 상환능력과 상관없이 담보대출을 통해 여러 채의 주택을 구입할 수도 있게 된다. 대출받는 사람이 누구인지보다는 대출을 받기 위해 제공하는 담보가 어떤 것인가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담보위주의 대출방식에 따른 대출규모의 제한을 위하여 DTI(Debt To Income Ratio)를 도입하게 되었다. 2003년 출범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대표적이다.
다음 그림을 기준으로 예를 들면, DTI 규제가 없는 경우는 LTV 가이드라인이 범위내에서 대출이 제한된다. 즉, 상환능력과 무관하게 ⓑ 뿐만아니라 상환능력 부담이 큰 ⓐ의 경우도 대출이 가능했다. 반면에 ⓒ의 경우는 충분한 상환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0%라는 LTV가이드라인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따라서, DTI개념이 적용됨에 따라, 기존의 대출이 어려웠던 ⓒ에 해당하는 사람들도 대출이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출규제는 투기지역의 경우 LTV와 DTI가 동시에 적용됨에 따라 ⓑ에 해당하는 경우만 대출이 가능해지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비록 투기지역에 거주한다고 할지라도 DTI가 충족된다면 LTV가 40%를 초과하더라도 대출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오히려, DTI만 충족된다면 LTV규제도 사실상 의미가 없고 최대치에 대한 기준만 있으면 된다. 따라서, 현재의 주택대출규제는 주택대출의 본연의 목적인 주택대출을 이용하여 서민층이 보다 쉽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또 다른 규제의 문제점으로 현재 LTV 적용기준은 투기지역의 경우 주택가격 6억원을 기준으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기지역에서 주택가격이 6억원과 7억원의 담보인정비율은 각각 60%와 40%를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6억원 주택은 3억6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나, 7억원 주택은 2억8천만원 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즉, 담보가치가 더 큰 주택의 대출금액이 더 작은 해괴한 상황이 버러지고 있는 것이다. DTI만 잘 적용되면 굳이 6억원을 기준으로 대출금액을 차등시킬 이유는 없다. 오히려 시장만 왜곡시킬 뿐이다.

결론적으로 주택대출 규제를 투기억제수단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서민층의 내집마련 촉진이라는 주택금융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지규현 [GS건설 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