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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만 덩그러니 지어 놓고…

[조선일보 2006-03-21 04:13]



입주 시작된 용인 동백지구의 하소연
도로망 연계 안돼 교통난 불보듯
버스정류장 설치된 곳 아직 없어


[조선일보 배한진기자]

내년 4월까지 100만평 땅에 총 1만5000가구가 입주하는 수도권 남부의 또 하나의 작은 도시. 용인시 기흥구의 동백지구 주민들은 요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도로망도, 버스편도, 동사무소·파출소 같은 지원시설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말 입주가 시작돼 이제 겨우 8%(1200가구)가 들어왔는데 이 정도다. 주민들은 “이제라도 해결책을 세우지 않으면 완전히 엉망이 될 것”이라며 걱정이다.


20일 오후 3시 동백지구 진입로인 ‘어정구간’. 용인 시내, 구성, 신갈 등 각 방향으로 가려는 차들이 엉켜 혼잡이 극심하다. 특히 구성에서 동백지구로 가는 차로는 단 하나뿐. 차들이 1㎞ 넘게 늘어선 채 좀체 움직일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주민 김성민(35)씨는 “공사 기간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동백지구 안의 도로 공사가 마무리된 지금도 이렇게 막히는 이유가 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토지공사와 용인시는 동백지구 입주에 맞춰 동백~죽전(10㎞), 삼가동~동백(4㎞) 등 5개 도로망을 왕복 4~8차로로 신설·확장했다. 동백지구 안에서만 보면 시원스런 도로망이 구축된 셈이다. 하지만 연계망의 정비가 지지부진한 점이 문제다. 한 예로 동백에서 수지·죽전지구 부근까지는 새 길을 뚫었지만, 실질적 핵심인 수서~분당 및 영덕~양재간 고속화도로 까지 이어줄 최종 접속로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좁고 구불구불한 옛길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삼가동~동백 도로와 연계된 국도 42호선 확장 역시 연말에나 마무리된다. 동백지구를 경유하는 버스 노선 14개도 이달 초에야 확정돼 부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승강장이 제대로 설치된 곳은 하나도 없고, 이정표도 찾기 어렵다. 이래저래 동백은 교통에 관한 한 ‘섬’이나 다름없다.


주민들이 당장 의지해야 할 행정지원 시설도 거의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토지공사는 동백지구에 파출소와 소방파출소 부지를 마련해 인계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 파출소 설치 일정을 잡지 못했고, 소방파출소 역시 가을은 돼야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동사무소는 현재 토지공사 동백사업단이 쓰는 사무실 자리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용인시가 부지를 사들이지도 않았고, 동사무소 확대를 위한 조직 재편도 이뤄지지 않았다.


용인시는 이달 초 토지공사 옆 가건물에 ‘동백현장민원실’을 설치했다. 직원 10명이 전입신고와 불편사항 접수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이 역시 입주가 본격화되면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용인시는 “현재로서는 직제 개편과 같은 선결 사안이 남아, 언제 동사무소를 열 것인지 구체적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며 “입주자가 늘면 현장민원실 인원도 늘리거나, 업무를 옆 어정동사무소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용인=배한진기자 bhj@chosun.com )

아직은 사람살곳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