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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팔려면먼저 부녀회로

인천일보 2006-11-20 오후 9:08:46

중개업소에 정정 항의

"매물은 중개업소가 아닌 부녀회로 반드시 내놓기 바랍니다." 이처럼 최근 아파트 시세를 교란하는 아파트 부녀회의 가격담합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특히 2~3년 전 강남권 단지에서 비롯한 부녀회의 집값 교란 기술이 최근엔 신도시를 거쳐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1일 도내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정부의 11·15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거래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상대적으로 뒤늦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녀회 집값 담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단지 주민들이 '오를 때 많이 올려 놓자'는 분위기에 편승, 호가를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는 등 적게는 5천만~7천만원, 많게는 1억~2억원까지 집값을 높여 부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집값 오름세가 불안했던 신혼부부 장욱제(32)씨는 용인시 수지구 S아파트 24평형 시세를 인터넷에서 확인한 뒤 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2억~2억8천만원 수준을 예상하고 갔지만 현장에서 부르는 값은 3억5천만원. 알고 보니 부녀회와 중개업소가 담합해 그 이하로는 매물을 내놓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행동 강도도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I아파트의 경우 부녀회가 '영통 최고의 아파트를 지켜내자'는 전단지를 만들어 우편함에 돌리고 있고, 수지 일대에서는 다시 온라인 동호회를 통해 가격을 담합한 주민들이 부동산업체에 단체로 시세 정정을 요구하는 항의 전화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방송을 통해 공공연히 물건을 싸게 내놓지 말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매도자가 왜 매물을 내놓았는지 이유를 캐묻는 등 상식 밖의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가 매매가 단 한 건이라도 생기면 전 가구의 시세를 거기에 맞춰 소문을 낸다"며 "중개업소들도 부녀회의 등쌀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B중개업소 관계자도 "부녀회 담합이 잘되는 단지는 비정상적으로 시세가 높다"며 "외지 매수자들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