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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만 매립지 '분양 대격돌'
현대산업개발-두산건설 "부산 최고 아파트는 우리가…"
21m도로 사이에 두고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분양시기·가격, 조망권, 건축설계 등 신경전 치열




고급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 수영만 매립지 내 분양을 앞두고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이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신경전의 내면에는 부산 '최고 아파트'를 지향한다는 자존심이 깔려 있다.

22일 주택업계 및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한 불꽃 튀는 신경전을 전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모두 70층 이상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계획 중인데 폭 21m의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두산건설은 4만2천㎡에 지상 최고 80층 높이의 고층 주상복합 건물 '두산위브 더 제니스' 1천700여세대를 선보인다. 이에 맞서 현대산업개발은 4만3천㎡대지에 지상 최고 72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 3개동 1천600여세대를 짓는다.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눈치 작전은 분양 및 VIP관람 일정. 표면적으로 보면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11월 말이나 12월 중 분양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고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는 내년 1월께 분양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의 분양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VIP고객을 대상으로 모델하우스 유니트를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 일정 상 앞선 분양으로 인해 고객들의 두산 위브 더 제니스로 쏠리는 관심을 유니트 공개를 통해 일부라도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이다.

조망에 대한 홍보도 만만찮다.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다 조망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미 왠만큼 입소문도 난 상태. 이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바다 조망이 열세인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40층 이상 높이에서는 바다 조망을, 이하층에 대해서는 쾌적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바다 조망과 쾌적성을 두루 갖춘 아파트라는 것이다. 또한 녹지 등 아파트 조경시설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바다 조망의 상대적 열세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양가격에 있어서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두 곳 모두 3.3㎡(1평)당 평균 1천600만~1천800만원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한쪽에서 이보다 가격을 내릴 수도, 혹은 높일 수도 있어 상대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영만 매립지의 특성상 분양가격이 다른 업체에 비해 높다고 해서 불리한 것도, 낮다고 해서 꼭 유리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건물 설계에 있어서도 은근히 상대적 유명세를 내세우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의 경우 대영박물관과 프리덤타워(옛 세계무역센터) 등을 설계한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를 맡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상하이 엑스포복합단지를 설계한 미국의 스테파노 앤 파트너스사와 일본 도쿄 록본기 힐스타워를 디자인한 미국의 저디 파트너십사 등이 참여하고 있음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 치열한 신경전 속에서도 두 업체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상생'의 공동 보조를 취할 계획이다. 두 업체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수영만 매립지로 집중시키기 위해 광고 등 일부 마케팅 만큼은 가능한 한 공동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달식기자 dosol@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7. 11.23.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