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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때렸는데 지방시장 '피멍'

[머니투데이 2006-08-29 07:51]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8.31대책에 따른 수요 위축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장기적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8.31대책의 근간을 흔드는 양도세 경감 등 추가적인 보완책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옥죄기 진행중=올들어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1월), 기반시설부담금제(7월), 주택거래신고제 강화(7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조치(8월) 등 '8·31대책''의 주요 대책들이 속속 시행됐다. 앞으로도 시장을 뒤흔들 '특급 조치'들이 줄줄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부동산 시장에 충격파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2월에는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과세된다. 건교부는 올해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지난해 7만4000명의 6배에 이르는 50만명에 육박하고, 종부세 부과대상 주택 수는 지난해 16만가구에서 올해는 26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다음달 25일에는 3000만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최고 50%까지 국가가 환수하는 재건축개발부담금제가 시행돼, 재건축 사업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는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중과됨에 따라 연말이 다가올수록 양도세 회피성 매물이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콜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돈줄도 점점 막히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규제 차등화 필요=정부의 지속적인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등 후유증도 만만찮다.




지방 시장은 집값 하락 확산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급이 늘어 미분양 물량이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방 미분양은 2004년말 수준인 5만3000가구에 근접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미분양 문제가 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획일 적용하고 있는 규제를 지역별 수급특성에 맞게 '맞춤형 규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도 지방 분양시장에 대해 우려하면서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을 분리해 정책을 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백성준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 인구 유입이 줄고 있으므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주택구매수요를 차단해서는 지방주택시장 침체가 불가피하다"면서 " 우선 주택가격이 안정된 주택투기지역에 대해선 신속히 이를 해제하고 지방의 주택공급 계획을 재검토해 인구증가율을 감안해 축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의무 공동도급 한도 확대,공공 건설사업 예산 적기 집행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 건설경기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세부담 완화와 재건축 인식 개선 요구도=투기세력뿐 아니라 1가구 1주택자나 노령층 등 실수요자들도 세금부담 증가가 커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8.31대책 초기뿐 아니라 현재까지 제기되고 있다.




양도소득세 과다 부과는 1가구 1주택자가 신규 주택으로 이전하려는 교체수요의 자금을 부족하게 만들어 주택 실수요자의 주거수준 향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도세는 공급 동결 효과로 부동산 투기억제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주택거래 감소, 주택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고가주택의 기준을 실거래가 9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장비보유 특별공제율을 높여 부동산 투기와 무관한 1가구1주택 장기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부담을 감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재건축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도심지내 주택 공급 축소 및 주택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며 수요가 있는 강남 재건축 등 공급 확대로 무게중심을 옮겨 시장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세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6월 당정협의를 통해 종전 50%인 재산세 상승률 상한기준을 공시가격 3억원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전년도 재산세의 5%,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10%를 각각 넘지 않도록 개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의 상향 조정, 일정 소득이하 고령층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추가적인 세부담 경감책의 필요성이 정치권이나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8.31대책의 근간을 흔드는 추가 완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최근 실거래가 가격의 하락은 거품 붕괴의 시작으로 집값은 지속적인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로서 추가적인 보완대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도 1년을 앞둔 8.31 부동산 대책의 효과와 관련, "다주택자의 매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는 등 부동산 가격의 안정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정호기자 meet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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