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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6-10-21 03:08]

[조선일보 남승우기자]

고양·파주·의정부 등 10개 시·군으로 구성된 경기 북부의 인구는 274만명. 4년제 대학은 한국항공대(고양), 대진대 및 포천중문의대(포천), 한북대(동두천) 등 4개가 전부다. 포천중문의대는 단과대이고, 한북대 정원은 250명임을 감안하면 ‘종합대학’은 사실상 2개뿐이다.

◆이대 이어 서울대도 유력
이런 ‘대학 불모지’에 화색이 돌고 있다. 이화여대가 파주시에 최대 30만평 규모의 ‘교육·연구복합단지’를 설립하기로 했고, 서울대·광운대·한서대 등도 파주·의정부·포천 등지에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서·광운·산업대도 무르익어
충남 서산의 한서대는 다음달 8일 포천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항공운항학과, 헬리콥터학과, 관광(스튜어디스)학과, 항공정비학과 등 4개 학과(정원 각 50명)를 옮겨온다는 내용. 200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을 목표 아래 구체적 후보지 몇 군데를 둘러보고 있다. 포천시는 “지역 내 군용 비행장을 교육용으로 연결시켜 주는 방안도 국방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2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인 광운대는 의정부의 20만평 정도를 부지로 검토 중이다. 최근 김문원(金文元) 시장과 협의했고, 세부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캠퍼스가 오면 그 일대를 정보통신 중심의 산·학 협력단지로 조성할 생각이다. 광운대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의정부 말고는 딱히 가까운 곳이 없으니 크게 고민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서울산업대는 연천군에 30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 조성을 추진 중이다. 대학과 군(郡)이 9개월간 공동 조사했고, 올해 초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1단계(2008~2014년)에 4개 학과, 2단계(2020년까지)에는 20개 학과를 유치한다는 윤곽도 나왔다. 곧 구체적 시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연천군은 캠퍼스 부지를 무상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상명, 남양주에 제3캠퍼스 가능성
서울과 천안에 캠퍼스를 가진 상명대도 남양주시에 제3캠퍼스를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꾸준히 돈다. 호평동 일대에 100만평의 땅을 소유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주민은 ‘대학유치위원회’를 발족,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상명대는 “본교와 천안캠퍼스 시설 확충에 주력할 뿐 아직 추가 건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학교 땅이 남양주에 있으니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 아니냐”고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 밖에 지금은 구상이 중단됐지만 명지대와 성신여대도 과거 동두천에 관심을 보인 적 있다. 언제든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으리란 관측이다.

◆경기 2청 “온다면 전폭 지원”
각 대학의 이런 움직임은 불과 2~3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것이다. 경기도는 북부권의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부와 함께 2004년 하반기 내내 이전 희망 대학을 모집했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1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휴전선 접경지’는 매력이 없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군 반환 공여지 특별법 및 시행령 제정, 군사시설보호법 완화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진 것. 경기도 제2청은 “서울과의 교통도 나날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레 대학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캠퍼스 설립 의사만 있다면 모든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남승우기자 [ futuris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