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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다닐 학교가 없어 이사가게 생겼어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김 모씨(40)는 요즘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진학 문 제 때문에 머리가 무겁다.

집 가까운 곳에 아이가 진학할 고등학교가 아예 없기 때문.

"강남으로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말 학교가 없으니 도리가 없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 지역 M초등학교를 살펴보면 1~5학년까지는 8학급인 데 6학년은 한 학급 적 은 7학급이다.

중학교를 다니다 고등학교 때문에 지역을 옮기기를 꺼리는 학부모들이 아예 자 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이사를 결심해 6학년 학생 수가 자연히 줄어든 데 따른 현상이다.

현재 서울 시내 일반계(예체능 제외) 고등학교는 모두 195개지만 강남구에 16 개 일반고가 있는 반면 성동구 일반고는 3개에 불과할 정도로 구별로 편차가 크다.

지역별로도 강남구를 비롯해 송파구(12개) 서초구(10개) 등 이른바 강남지역에 학교가 몰려 있는 반면 성동구를 비롯해 강북구(4개) 마포구(5개) 등 강북지역 에는 그 수가 눈에 띄게 적었다.

인구 수와 비교해 봐도 고등학교는 강남지역에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 1곳당 인구 수가 강남구(54만3000명)는 3만4000명인 데 비해 성동구(34만4000명)는 무려 11만5000명이나 된다.

실제로 성동구에 사는 정 모양(16)은 동네 고등학교를 가지 못하고 먼 거리에 있는 중부교육청 관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넘치는 학생 수요를 관할 학교군 내 고등학교가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정양 어머니는 "특목고는 그렇다치고 일반계 고교라도 넉넉히 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러니까 주변에서 학교 때문에 이사할 거면 강남으로 가자, 차 라리 이민이 낫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강남지역에 비해 강북지역 학교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강북지역에서 '학 교용지 확보'가 어렵기 때문.

서울시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지난 70년대 말 본격적인 개발을 하면서 강남 지역에는 학교용지로 잡아 놓은 곳이 비교적 있는데 강북은 (학교)짓고 싶어도 땅이 없어 못 짓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교육청도 지역간 학교 수에 차이가 심해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는 것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고등학교 신설시 대규모 개발사업지역이나 통학 불편이 있는 지역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이 같은 지역별ㆍ구별 고교 수 격차에 대해 "현재로서 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푸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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