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인천 송도신도시내 32평형 아파트를 사기위해 지난 4일 집주인을 만난 김모(서울거주)씨는 계약을 포기했다.김씨는“5억원에 계약하기로 사전에 약속했는데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에서 집주인이 6억원을 요구해 없던일로 하고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요즘 서울·수도권 아파트시장에서‘두더지게임’식 돌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3·30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권 및 목동·동부이촌동 등 올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지역의 집값이 주춤하자 이번에는 개발재료가 뒷받침 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 집값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개발재료 있는 비투기지역으로 매수세 이동

각종 개발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인천 송도신도시,경기 하남시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두곳 모두 주택투기지역에서 벗어나 있어 대출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인천 송도동(옛 동춘2동)H부동산 관계자는 “연초까지 2억원대 중반이면 살 수 있었던 풍림아이원 33평형을 지금 사려면 최소 5억원은 줘야 한다”며 “연세대 캠퍼스 건립,151층 규모 쌍둥이 빌딩 조성 등 개발호재가 연일 언론에 발표되면서 이곳의 아파트를 찾는 외지인들은 부쩍 늘었으나 추가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일동·거여지구 택지개발 등의 호재가 있는 경기 하남시의 아파트 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남시 창우동 학사부동산 임수근 사장은“하남시의 대표아파트로 꼽히는 에코타운의 경우 올초 평당 1000만원선에서 지금은 1300만원선으로 30%나 올랐다”고 전했다.

기존 급등지역 주변엔 ‘파도현상’

올들어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서울 강남권·양천구 목동·용산구 동부이촌동 등지에서는 인근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퍼져 나가는 ‘파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작구 사당동 동작공인 권현진사장은 “우성2단지 35평형을 구하는 수요자가 있어 며칠전 흥정을 했는데 집주인이 4억5000만원에도 안 팔겠다고 해 계약을 못했다”며 “지난달말 학군광역화 얘기가 나오면서 매물이 싹 들어갔다”고 말했다.

사당동 B공인 관계자는 “사당동만 놓고 볼 때는 집값이 많이 오른 셈이지만 사당동과 인접한 방배동 집값과 비교할 때는 아직 절반수준”이라며 “이 때문에 강남진입을 노리던 수요자들이 대체지로 사당동을 찾고 있고,집값 오름세에 불안감을 느낀 전세수요자들도 매매수요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1단지 인근 나우공인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단지에 속하지 않는 아파트들은 목동단지와 붙어있다 해도 집값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단지밖 아파트 값도 들썩이고 있다”며 “목동단지 진입을 노리던 전세수요자들이 목동단지 아파트 값이 너무 오르자 단지진입을 포기하고 주변아파트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연초 3억원선이던 목동1단지 인근 우성아파트 33평형의 경우 최근 5억5000만원에 실제 거래가 되기도 했다.

동부이촌동과 인접한 서부이촌동도 가격이 오름세다.이촌2동 대성부동산 관계자는 “동부이촌동과 집값 차이가 너무 나자 집주인들이 아예 집을 팔 생각을 안한다”고 말했다.

매물은 귀하고 수요는 늘고

최근 오름세가 두드러진 곳의 공통점은 매물이 귀하다는 것이다.동작구 상도동 삼성공인 이홍기 사장은 “집값 급등에 따라 강남입성의 꿈을 접은 집주인들은 눌러 살려고 하고 신규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가 집중돼 아파트 값이 오른 곳에서는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인천 송도동 S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송도신도시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지투자자”라며 “인천시민의 경우 50평형대 아파트를 팔아도 송도신도시 30평형대 아파트 조차 살 수 없기 때문에 아예 들어올 생각도 안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