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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전쟁’ 참패가능성 높다

강남, 10.29이후 23%올라…전문가 “反시장 일관 효과없어”



참여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10ㆍ29대책 이후 서울 강남구 집값이 23%, 작년 8ㆍ31대책 이후 1년 만에 13.3% 오르는 등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초 마련된 3ㆍ30대책에 따른 양도세 회피 매물 등으로 지난 8월 보합세를 보이던 강남지역 집값이 9월 한 달 동안 1% 가까이 상승하는 등 재차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정책 입안 과정에서 시장논리에 따른 사회통합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정치논리에 의해 상명하복식으로 결정, 일관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반시장적인 처방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0ㆍ29대책 이후 강남 집값 23%↑=2003년 10ㆍ29 부동산대책 이후 2005년 8ㆍ31대책, 올 초 3ㆍ30대책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 8월 말 현재 전국 집값이 5.0% 오른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투기의 진원지로 지목한 서울 강남구 집값(23%)은 5배 가까이 급등했다. 서초구와 송파구 등 강남 빅3의 집값도 같은 기간 29.5%와 22.2%나 뛰는 등 참여정부의 잇단 투기근절 대책이 별 실효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가 ‘10ㆍ29’ 후속으로 마련한 ‘8ㆍ31’대책 발표 당시 ‘투기는 끝났다. 10ㆍ29 수준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정부 고위 당국자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강남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오히려 확산됐다. 실제로 8ㆍ31대책 발표 이후 1년 만에 강남(13.3%)ㆍ서초(14.5%)ㆍ송파(12.6%) 등은 물론, 서울 양천(21.6%)ㆍ용산(14%)ㆍ동작(12.1%)ㆍ강서(12%), 고양 일산서구(17.8%), 평촌(24.4%), 군포(18.9%), 성남 수정(18.6%) 등 주변지역 집값도 덩달아 올랐다.


▶‘상명하복’, 일관성 결여된 반시장정책 양산=정부가 각종 규제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상명하복식 정책 입안에 따른 일관성 및 전문성 결여와 이로 인한 반시장적인 처방 등이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나 정치권에서 지시한 사항을 실무부처에서 반대하기 어렵고,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무리한 정책추진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또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부동산정책의 신뢰와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0ㆍ29대책 당시 9억원 이상이던 종부세 대상이 정치논리로 6억원으로 축소됐고, 재차 작년 8ㆍ31대책으로 9억원으로 환원되는 등 정치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면서 ‘정치적 계기가 마련되면 언제든 또 바뀔수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시장에 던져줬다. 9월 시행된 재건축개발부담금제나 최근 전격 발표된 분양원가 공개 확대도 대표적인 사례다. 주무부처인 건교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의지에 밀려 ‘추진(검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내년 4월 최종 시행 확정 이전까지 시장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규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검증이 어려워 사회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분양원가 확대 공개보다는 차라리 원가연동제나 분양가상한제를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인 처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가격을 잡으려고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 정책을 잇달아 내놓다 보니 신규공급이 부족해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주남ㆍ정순식 기자(namk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