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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ㆍ은평발 경기북부 집값 수천만원 `껑충`





21일 오후 4시 은평구 불광동 H공인 사무실. 공인중개사 A씨는 전화기를 붙들고 고객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고객은 당초 이날 늦게 사무실에서 불광동 현대홈타운 2단지 분양권 매입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매매 계약이 불발로 끝났다.

집주인이 갑자기 안 팔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은평뉴타운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 안팎에서 정해지니까 불광동 집값도 앞으로 오르겠다고 생각한 거죠."

A씨는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안 되니까 정확한 시세를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근처 B공인 관계자는 "지난 3월 판교 1차 분양을 앞두고 인근 용인지역 집값이 올랐듯이 이곳 집값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민 사이에서 팽배하다"고 말했다.






파주 역시 올 초만 해도 입주 부진, 분양가 이하 매물 등이 나오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한라비발디가 21일 전 평형 1순위 마감되면서 집값 상승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교하읍 월드메르디앙1ㆍ2차, 현대1차, 벽산 등의 단지도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해 호가가 최근 한 달 새 수천만 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인근 교하제일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매매 계약에 임박해서 한라비발디 분양가(평당 1297만원)를 이유로 가격을 더 올리는 사례도 나온다"며 "운정지구 입주가 임박하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파주와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로 촉발된 집값 불안은 서울 등 기타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은 이번주 25개구에서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관악(0.40%) 광진(0.39%) 강서(0.30%)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구로(0.29%) 서대문(0.29%) 성북(0.29%) 노원(0.27%) 등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일산 중대형 아파트도 강세다.

기존 제2자유로, 경의선 복선화 등의 교통 여건 개선과 풍동 택지지구 추가 개발등 기존 호재까지 겹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평촌도 호계동 샘마을, 무궁화마을이 평형별로 골고루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으며 중동은 20평형대에서부터 40평형대까지 상승세가 고르게 나타났다고 부동산114는 설명했다.

전세금도 이번주에 0.27% 올라 지난주(0.31%)보다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지만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하다.

가을 이사철 수요와 신혼부부 수요가 겹치면서 특히 20~30평형대의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파주ㆍ은평뉴타운 고분양가와 전세금 상승이 잠자고 있던 매수세를 깨우면서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정책으로 얼어붙었던 매수세가 최근 고분양가 논란에 자극받아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수층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호재가 있는 지역에 미리 주택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세금 상승에 놀란 일부 수요층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20~30평형대 중소형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는 게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사장의 설명이다.

정부도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파주 한라비빌디가 1순위 마감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수도권에서 양질의 주택이 충분하게 공급될 예정인데 정작 시장에서는 공급량이 모자란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신규분양가 수준이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났다"며 "정치권에서 법률 개정이 거론되는 등 고분양가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한 만큼 엄중하고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후 민간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이진우 기자 / 김인수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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