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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도 오르고 전세값도 오르고···공덕동 24평 4천만원 ‘껑충’

[경향신문 2006-09-19 20:39]



최근 수도권지역 아파트의 전세난이 심각한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의 매물안내판에 급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서성일기자


한동안 안정세를 찾아가던 아파트값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서울 일부지역의 전셋값 상승세가 경기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뛰는 ‘복합 불안’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복합 불안’이 서울 강북 일부 지역에서 출발해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ㄱ공인. 한창 실수요자들로 북적거릴 낮 시간대인데도 상담을 하러 온 이들이 거의 없고 사무실 관계자들은 간간이 걸려오는 집값 문의 전화만 받고 있었다. 그나마 사무실을 찾은 수요자들은 예전의 집값과 현재 올라있는 집값의 가격 차이만 물어보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ㄱ공인 관계자는 “2,000가구가 넘는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소형 평수 전세 매물은 1~2개밖에 안된다”며 “최근 2주 사이에 전세계약서를 새로 써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3·30대책이 나온 직후인 4~6월보다 거래가 더 끊겨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도심에서 가까워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이곳은 이사철과 결혼시즌이 겹치면서 전셋값이 껑충 뛰었다. 인근 공덕동 래미안 3차 24평은 올 1월 전셋값이 1억8천만원이었지만 지금은 4천만원이 오른 2억2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정부의 8·31 대책과 그 후속대책 등으로 매매 수요가 위축돼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하다”면서 “대출이 어려워 전세를 살고 향후 유망단지 분양을 노리고 매입을 늦추고 있다”고 전세가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집값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래미안 3차 41평은 올초(8억~8억3천만원)보다 7천만~1억원이 오른 9억원대에 집값이 형성돼 있다. 게다가 실거주자들이 많이 찾는 24평형은 3억6천만~3억7천만원에서 3천만~4천만원이 오른 4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이마저도 물량이 적어 실제 매매는 뚝 끊긴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 재계약을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40평형대 전세물량은 3~4개씩 나오고 있으나 큰 평수일수록 상승폭이 커 41평형은 최근 1주일새 5천만원이 오른 4억원 안팎을 호가하고 있다. 그만큼 ‘큰 평형 갈아타기’가 쉽지 않아 눌러앉은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인천 서구 가정동에서 18평형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주부 박모씨(43)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2003년 3천만원에 지금 있는 아파트 전세를 얻었지만 2004년 6월 이곳이 뉴타운으로 개발된다는 발표 이후 부동산 값이 치솟은 데다 최근에는 보상을 위한 세대별 조사를 앞두고 전세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올 10월 지장물 조사에 이어 내년도 보상 협의가 실시될 예정으로 있어 타 지역에 나가 살던 집주인들은 아파트 건립때 입주자격을 얻기 위해 세입자들을 내보내고 있다. 집주인들은 또 뉴타운 개발때 이주 비용을 받기 위해 이를 거부하는 세입자에 대해서는 아예 전세비를 수천만원씩 올려 줄 것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3~4년전 당시 인천지역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전세가가 형성돼 교통불편 등을 감수하면서 이곳으로 옮겨와 살았던 박씨 같은 서민들은 개발로 인해 오히려 쫓겨날 판에 있어 개발정책이 서민들에게 시름만 더해주고 있다.




인천시는 서구 가정동 일대에 1조7천억원을 들여 초고층 아파트 등 첨단 주거시설과 업무시설 등을 갖춘 뉴타운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뉴타운 발표 이후 올 상반기부터 집값이 급격하게 상승해 2년전 2천만~3천만원하던 18평형 빌라가 7천5백만~8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면서 “뉴타운 개발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의 높은 분양가는 경기 용인의 부동산시장을 자극해 용인 죽전동 30평형대 아파트는 올초에 비해 매매가는 5천만~1억원, 전세가는 1천만~2천만원 올랐다.


또 상반기 분양된 경기 하남시 풍산지구에서는 아파트가 평당 1천2백만~1천3백만원가량 분양되면서 인근 지역 아파트값이 평당 1천3백만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름세를 형성하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신혼부부들이다. 신혼집으로 인기가 높은 20평형대를 구하려고 해도 연초보다 최고 1억원 안팎이 올라 발품을 팔아도 원하는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최근 중·소형 위주로 아파트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으나 집값이 워낙 급등 해 집을 구입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유성보·문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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