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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좋아진 죽전지구]강남까지 46분…‘제2 분당’ 성큼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에서 개통한 분당선 보정역. 인근 아파트들은 역 개통 전보다 전세금과 매매가가 많게는 2000만원 정도 올랐다. 연합

30일 오후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 ‘지하철 보정역 개통 축하’ 현수막이 여기저기 붙어 있어 ‘들뜬 분위기’가 느껴졌다. 보정역 매표원 오정한씨는 “개통 5일 만에 이용객이 하루 1만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서부터 걸린 시간은 46분.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종점인 대화역에서 종로3가역까지 걸리는 시간과 거의 같다.


용인시 구성읍 성원아파트에서 사는 직장인 김세준씨(35)는 “예전엔 차로 오리역까지 가는 데만 50분 넘게 걸린 적도 있는데, 이젠 걸어서 15분 만에 역을 이용하게 됐다”며 “출발역이라 앉아서 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용인시 죽전지구가 최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이어지는 연결도로가 뚫린 데 이어 분당선과 연결되는 지하철 보정역의 개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분당 끝과 남쪽으로 붙어 있는 입지여건 상 강남권에 회사가 있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

▽전세, 매매 강보합세로=보정역과 인접한 ‘포스홈타운’ 1307가구(39∼77평형)는 9월 입주 후 공급량이 넘쳐 49평형 전세금이 한때 8000만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1억1000만∼1억3000만원 선으로 올라갔다. 전철역과 가장 가까운 211동, 212동(39평형)은 매물이 거의 소진된 상태. 매매가는 39평형이 3억3000만∼3억8000만원, 49평형은 3억9000만∼4억6500만원 선이다.

이 밖에 보정역 역세권 단지들은 중대형 평형으로 이루어진 아이파크(32평형 1466가구)와 LG자이(59평형 238가구), 동아솔레시티(33∼89평형 1701가구) 등이 있다. LG자이는 한성CC 골프장을 내려다볼 수 있어 고층은 9억원까지 거래된다. 신규 단지 아파트의 매매가는 평형에 따라 평당 800만∼1000만원 선이다.

용인시 우승부동산 우승희 대표는 “전철역과 아주 가깝거나, 녹지 조망권이 있는 신규 아파트들이 인기”라며 “지하철 개통 직전보다 매매 전세 모두 호가가 많게는 2000만원가량 올랐으며 지난 주말 이후 거래도 늘었다”고 말했다.

▽주변 여건 개선=보정역과 오리역 사이에 생기는 죽전역 ‘복합역사’는 신세계가 사업권을 획득해 현재 공사 중이다. 죽전역사는 1만5000여평의 터에 연면적 8만3000평으로 이루어지며 신세계백화점(2006년 말 개장), 이마트(2005년 말 개장)를 비롯해 복합영화관, 의류쇼핑몰, 놀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

지하철 인프라도 더 나아질 전망. 11월 초 착공한 왕십리∼선릉 구간이 2008년경 완공되면 왕십리역 강남구청역 삼릉역에서 2, 5, 7, 9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고 보정역에서 왕십리역까지 58분이면 갈 수 있게 된다.

분당구 정자역에서 판교를 지나 강남역까지 17분 만에 주파할 예정인 신분당선도 2010년경 개통 예정. 보정역과 세 정거장 떨어진 정자역은 환승역이 된다.

우수한 교육시설도 속속 늘고 있다. 내년 개교하는 외국어대 용인캠퍼스의 부속 외국어고는 정원의 30%를 용인 지역 성적 우수자로 특별 전형해 뽑는다. 포스홈타운 단지에는 유치원, 초등학교에 이어 내년 초 죽삼고교가 개교한다. ‘스쿨버스 통학거리’인 분당구 백현동과 수원시 삼성단지 인근에는 해외주재원 자녀도 입학이 가능한 외국인학교가 2006년 문을 열 예정이다.

▽전망=연말까지 2만여 가구가 입주하는 죽전지구는 인구 7만명이 넘는 과천시 규모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난개발’ 조짐이 있던 개발 초기에 택지지구로 지정돼 비교적 신도시급의 인프라를 갖추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도로교통 여건에 대한 부담이 많은 편. 죽전지구 남쪽인 구성, 동백, 보라지구 등에서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질 예정인 데다 북쪽의 판교신도시도 2008년경부터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 종합병원이나 쇼핑몰 같은 생활편의시설도 주변이 완전히 정비되기 전까지는 인접한 분당의 시설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지하철역으로 한두 정거장 차이인 분당의 기존 아파트가 평당 1100만∼13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800만∼900만원대 죽전지구 아파트의 가격경쟁력은 아직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구 내에 신규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