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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동안 강북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고등학교-대학교 그리고 결혼해서 10년동안.....
동대문구,성북구,노원구,중랑구,도봉구..어휴 무려 5개구를 마치 리턴매치하듯 돌아다녔네요...

사실 그 동네에 살때 내가 살던 동네가 나쁘다고 생각해 본적은 별로 없습니다.
도봉구 살때인가요? 직장이 늘 강남이라 조금 멀어서 좀 불편한적은 있었죠.
다들 아시죠 ? 강북에서 동부간선도로 타고 한강다리 건너기가 참 힘들다는 걸요.
그것 빼놓고는 남들이 말하는 쾌적한 삶. 생활편의시설.등등
전혀 불편한거 하나 없이 살았습니다.
강북이라고 마트없고 백화점 없겠습니까?

그런데 세상물정에 좀 눈이 트이고 열심히 돈 모아서 내집장만 할 나이가
되니깐 이거 참 세상이 아리송 해지더군요
그동안 시골이라고만 생각했던 곳들이 집값이 왜 이리도 비싼지?
용인하면 막말로 경기도 아닌가요? 그렇게 따지면 분당도 성남이고요
출퇴근 거리도 만만찮을텐데..도대체 무슨 근거로 살기가 편하다고 그러는지...
몇번 가보니깐 아파트만 빽빽히 들어서서 공기도 나빠보이고 뭐 하나 좋을거 하나 없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인생의 첫 집을 당연히 강북에서 가졌고 거기서 뼈빠지게 일해 평형대를 넓혀 갔습니다. 당근, 강남이남쪽은 생각도 안했죠

하지만 결국 저도 집값이라는 경제적 이유하나로 정든 강북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이사하고 말았습니다. 일가친척도 친구 하나 없는 곳으로 말이죠...
오직 일념은 하나였죠
이대로 있다가는 마치 뒤쳐지는 꼴이 될거 같아서요

용인죽전에 온지 거의 1년이 다되갑니다.
사실 출퇴근 ...더 힘듭니다. 차 무지 막힙니다.
술이라도 한잔 먹고 대리운전이라도 부를라 치면 경기도라고 만원이나 더 내라고 합니다..(아차!...맞아 경기도에 살지....)
생활편의시설....뭐 비슷합니다. 사는게 다 그렇죠
삶의 질..글쎄요..못 느끼겠습니다.
단 하나....뒤쳐진다는 열등감은 이제 없어졌습니다.

모든게 그런거 같습니다.자기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는걸요
여기 부뱅의 게시판 보면 참으로 가관인 글들 참 많습니다.
같은 용인지역내에서 무진장 싸웁니다..서로들 자기 지역이 좋다고 떠듭니다..
이유는 간단할꺼 같습니다.
다 집값 때문이겠죠...어차피 동일지역에서 옮길려면 짒값 올라봤자인데
...2채이상 가지신 분들 많나봅니다.
참..부자동네인것만은 분명합니다.
강북쪽 분들 글은 별로 보이지 않네요..
숫자적으로 열세일리는 없는데, 그만큼 여기분들이 할일이 없거나 직업이 아예 그쪽 인가봅니다.

죽전에 좋은 아파트 많다고 들었습니다. 평당 2천이 넘는 아파트도 있구요..
마치 용인이 아니라 강남특별시 분당구 죽전동인것처럼 착각도 듭니다.
글쎄요 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너무 마음에 쏙 듭니다.
현대3차2단지라고 올해로 입주한지 3년이 되가는 비교적 새 아파트입니다.
옆에 탄천 그리고 불곡산이 있어서 정말로 조용합니다.
바로 옆에 걸어갈 수 있는 큰 상가가 없어서 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오히려 그게 장점일듯 싶습니다.
상업시설이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시끄럽고 번잡스러울테니 말입니다.

아침마다 탄천을 걷습니다. 한강도 아니고 비록 강폭도 좁고 물도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지만..번잡스러운 도시 한가운데서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제가 앞으로 얼마나 죽전이라는 곳에 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낯설기만 하던 이곳이 이젠 제법 정이 들어갑니다.
이유야 어찌됐던 이곳은 제가 사는 삶의 터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남에게 뒤쳐진다던지...집값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이제는 포기해가려
합니다.
어차피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합니다.

다들 집값에 눈이 시뻘개져가며 다른 지역 흉보는 그런 사람들하고는 살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자기이기주의에 도취되어 남을 배려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득실대는 동네가 과연 얼마나 살기 좋을까요?
제 아무리 부동산이 가격을 튀기고,부녀회에서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살기싫어서 빠져나가는 동네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웃끼리 정겹게...그리고 같은 지역을 더욱 더 살기 좋게하는 그런
맘씨가 가득한 곳이라야 진정으로 모든이들이 살고 싶은 동네가 아닐까요?

분당이든 죽전이든..사실 강남의 영향으로 여기까지 왔나봅니다.
강남분들이 강북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왜 그랬는지는 잘 모릅니다. 대충 짐작하기에는 새로운 곳이기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서부시대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멀리봅시다.강북이던 강남이든 삶의 질은 결국 그곳 주민들이 결정합니다.
죽전이라는 동네..이제 생긴지 10년도 채 안돼갑니다.
마치 미지의 개척지인 셈입니다.
여기에 오래살고 싶으시다면...또 다른곳으로 옮겨가지 않으실려면 지역을 사랑하고 살기좋은 곳으로 만드셔야 할겁니다.

오늘도 죽전 3차1단지에서 3차2단지 그리고 대림2.3차로 가는길에 횡단보도와 신호 등....대다수의 분들이 신호무시하고 쌩쌩 달려갑니다.
아직도 길거리에는 마구잡이로 불법주차합니다.
이런식으로 이 도시가 쭉 흘러간다면 어쩌면 저같은 사람은 또 이사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판교의 후광으로 분당의 노후화로 성큼 수도권 남부의 신흥주거지로 각광받는다는 죽전....
하지만 후광이나 효과는 오래 가지않을겁니다.

죽전의 미래는 죽전민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곳에서 오래도록 남아 뿌리를 내리고 싶습니다.
다함께 고민해야 할 대목입니다.

이제 퇴근해야겠습니다. 밤11시군요
차가 덜 막히겠군요..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