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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글을 보니 과천에 사신지 20년 되신 분도 있던데..
그런 분들이 이 글을 보시면 웃으실지 모르지만 어쨌든 과천에 살게된 것이 너무도 행복해서 이렇게 글을 올리지 않을수가 없군요.

저.. 이사온지 한 2주 됐습니다^^*.
좀 무리해서 대출받아 집 사서 왔구요.
근데.. 한마디로 후회됩니다. 왜 진작에 오지 못했을까 하구요.
좀 더 일찍 생각해서 왔다면 아이들과 함께 이 혜택을 좀 더 빨리 보면서 살 수 있었을텐데..

요즘 저희 아이들은 유치원이 끝나면 자전거를 타고 중앙공원에 가서 놀다가 도서관에 들러서 책도 읽고 그렇게 하루를 보냅니다.
날씨도 어찌나 좋은지 아이들이 가무잡잡하게 그을리는 모습이 무척 건강해 보입니다.
아침에 유치원 가는 길은 또 얼마나 좋은지.
단지 내에 있는 유치원이라 차를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데려다 주는데요, 가는 길이 마치 시골길 같습니다.
민들레 홀씨를 불기도 하고, 클로버를 뜯기도 하고 그렇게 놀면서 유치원 가는 길..
30대 중반인 저 조차 학교 다닐 때 맨 아스팔트만 밟고 다녔는데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자연 속을 거닐며 유치원에 가는군요.
더없이 만족합니다.

제 생활은 또 어떻게 바꼈는가 하면요.
가까운 길도 운전해서 다니던 게으른 아줌마가 새로 구입한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이며, 수퍼를 다녀 옵니다.
물론.. 아직 자전거 타기에 서툴러서 조심스럽긴 한데요.
바람을 가르고 자전거를 타는 기분.. 정말 상쾌합니다.
여기 와서 저 벌써 1키로나 빠졌어요!! 대신 저희집 차는 편~~히 쉬고 있지요.

저희 남편도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하고 자전거 타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제 과천에 뿌리를 내릴겁니다.
고향이 지방이라 서울 여기저기 연고 없이 이사를 다녔는데.. 이제 확실히 뿌리 내릴 곳을 찾았습니다.

재건축요? 안해도 돼요.
살아 보니 층수가 낮은 아파트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정서적인지..
고층 아파트에 살았던 지금까지의 제가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우리집 화초.. 여기 와서 더 파릇파릇해 졌어요.
재건축을 하게 되면 단지내의 이 울창한 나무들은 다 어찌합니까?
너무 아까워요.
이 푸르고 맑은 과천을 재건축 하게 되면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물론 주차장이나 낡은 집은 좀 문제긴 하지만요.
솔직히 재건축 노리고(?) 이사 오긴 했지만 살아 보니 재건축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입니다.

과천에 올까말까 고민인 분들.. 정말 절대 후회 안하실겁니다.
과천에 사시는 분들은 다 복받은 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