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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천에 6년째 살지만....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와 잠 자면 또 나가고...
창문밖 경치가 좋아도 그림에 떡이죠.
목련이 피면 봄이 오는 구나, 진달래가 피면 피는구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지요. 꽃 피는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니까요.
요즘 대부분 신축 아파트도 꽃은 심어 놓고 조경을 하니까요.
하지만 오래 된 나무에서 나오는 꽃과 갖 심은 나무에서 나는 꽃이 다르다면 할 말 없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유모차 밀고 대공원에 나가지만 안양이나 사당동에 살아도 그정도는 할 수 있을것 같고, 킴스클럽에 장보러 갈 때 빼고는 시청 앞에 가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세 번에 한 번은 안양의 E-MART로 갑니다. 킴스클럽에 없는 게 있고, 백화점 물건은 비싸서....처음 이사 와서 과천에 이사를 왔다는 것이 가슴 뿌듯 해 이것 저것 흥미로우니 한 달 정도 돌아다니고는 이제 몇 년이 흐른 지금 시청앞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단지앞 도서관은 딱 2번 가 봤지요. 논문 쓰려고 참고서적 찾으러 갔다가 없어서 그냥 오고, 자격증 시험 보려고 하루 갔더랬습니다. 관문체육공원은 한 번 가 봤죠. 운동장 트랙이나 돌 것이지 트랙 안에 잔디 밟았다고 공익근무하는 애가 와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멀어서 걸어 가기도 힘들지만 생각도 안하고 살지요. ㅎㅎ

그래도 과천이 좋으니 16평 전세를 9천만원에(참고로 저는 대공원 입구의 7단지에 살지요) 그냥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이제 이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 변두리에 가니 9천이면 27평 전세를 얻겠더군요. 과천에선 18평 전세가 1억 2천 입니다. 27평 전세는 서울 변두리 27평을 살 수 있고요. 아파트 바깥은 어떤지 몰라도 가장 많은 생활을 하는 아파트 실내는 천지 차이더군요. 지난 6년이 참 바보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없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도 느꼈지요.

대궐 같은 27평 아파트를 보니, 습기에 곰팡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고, 나무에 가려 채광을 못받아 하루 종일 형광등 키고 살지 않아도 될 것 같고, 빨래 말리기 힘든 것도 없을 것 같고, 눈 아파도 거실이 작아 텔레비젼 그냥 봐야 하는 신세는 면할 수 있겠더군요.
있는 사람들에겐 좋을런지 몰라도 없는 사람들에겐 9시에 문을 내리는 슈퍼마켓 때문에 24시간 편의점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란 것도 생각을 해야 하겠죠.

체육공원, 대공원, 관악산, 도서관.....그냥 내가 사는 주변에 있다는 것이 든든하고 위안이 되는 것인가 봅니다.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하지 6년간 몇 번 이용을 했는지는 열 손가락 갖고 충분하죠. 정작 방 안은 중앙난방에 춥고 어두컴컴하여 습기가 많아 감기를 달고 살더라도 말입니다. 물론 5단지에서 넓게 사시며 재산 가치 팍팍 오르는 분들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겠지만요. ㅎㅎ

그리고 중요한 것은.....최근 집을 알아 보려고 서울과 수도권 몇 곳을 둘러보니, 웬만한 곳은 모두 재개발을 해서 과거와 같이 과천과 다른 지역과의 큰 차이가 없어졌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과천에만 오래 살면서 세상 변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죠. 이제 과천도 그 거품들이 빠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님도 다른 동네를 한 번 둘러 보세요. 세상 많이 변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