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르포>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를 가보니..



'신도시 후보' 고양은 지금.."매물 사라졌어"


'신도시 유력지' 주변 분양시장 후끈


화성동탄 동편-용인남사 지역 매물없이 거래 끊겨

동탄 인근 '유령점포' 50여개.. 합법가장 단속피해

(화성.용인=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다음달 발표될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동편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6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오산IC를 나와 317번 지방도를 따라 수원방면으로 다시 10여분을 들어갔다. 이곳이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동탄신도시 동편의 한 곳인 영천리 지역.

도로 주변에 들어선 4~5개 부동산중개업소 가운데 한 곳에 들어가보니 안에는 중개소 직원 외에는 손님들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중개업소 직원은 책상 앞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무언가를 열심히 보거나 소파에 앉아 한가로이 신문만 읽고 있었다.

인근 중개업소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 내달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거론되는 후보지 부동산에 대한 투자문의나 중개업소 방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동탄신도시 동편 영천리와 중리.목리.신리.청계리 등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되는 풍경이다.





이달 초부터 이 일대 토지와 공장부지 매물이 신도시개발에 대한 기대심리 탓에 '증발'해 버렸다.

기흥CC 인근 중리에 있는 K부동산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력업체가 밀집한 이 일대는 연초부터 공장용지 값이 꾸준히 올랐는데 이달부턴 매물을 거둬들여 지금은 수요는 있어도 매물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분당급 신도시 개발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지난 2~4월에는 한달에 2~3건은 거래됐는데 이달에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없다고 귀띔했다.

동탄시범단지 인근 중개업소 조재성 대표는 "1~2년 전부터 동탄 인근에 '제2의 동탄신도시가 개발될 것이란 소문이 돌아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은 어느 곳이 개발될 지 확실치 않아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손익 계산에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4억2천만~4억3천만원에 거래되던 시범단지 33평형 아파트도 후광효과 기대심리로 현재 호가만 4억5천만~5억원에 육박할뿐 매수자들이 이 가격을 수긍하지 못해 거래는 끊겼다.

그러나 동탄신도시 확대개발 소문이 돌면서 산청리.송리 등 동탄 인근과 남양도시개발지구 등에선 영업을 하지 않는 조립식 상가와 창고가 들어서는 등 투기행위가 고개를 들고 있고 있다.

모두 보상금을 더 타내기 위한 것으로 동탄 인근에 들어선 '유령 점포'만 40~50여개에 달하고 있지만 제도의 맹점을 알고 합법적으로 지어져 단속조차 되지 않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용도 미지정 토지(전답)에 합법적으로 허가받아 건물을 지으면 지목이 대지로 형질 변경돼 전답으로 보상받을 때보다 배 이상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도시 후보지인 용인 남사면 일대 역시 신도시 발표소식에 매물은 사라지고 외지인의 발길은 잦아 들었다.

토지와 집 값이 연초에 비해 20% 가량 오른데다 외지인들이 이미 많은 부동산을 사들여 최근 남사면 일대 부동산시장은 꿈틀거리면서도 외부로 비쳐진 모습은 썰렁했다.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여 용인시가 이달 초 부동산 불법거래 단속에 나서 15개 중개업소를 적발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중개업소 측은 설명했다.

새터공인중개소(남사면 북리) 이정관 대표는 "시가화 예정지로 지정된 남사면 봉명.봉우리 일대 197만평과 인근 북리와 창리 등을 묶으면 분당급 신도시로 개발이 가능해 기대심리는 높지만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확신이 없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떠들썩한 관련업계와 달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남사면에 부동산 9천평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 이정호(71)씨는 "얼마 전 길 옆에 있는 땅이 올해초보다 3만원 오른 32만원에 팔렸다는데.. 농사짓고 사는 노인네들이 뭐 관심이 있나요, 외지에서 요란하지 우린 신도시에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남사면의 한 중개업소는 "섣불리 투자했다가 신도시 개발지로 수용되면 손해를 볼수 있고 우리도 확신이 없어 투자문의를 해오는 사람들에게 정부 발표가 나오면 주변 여건을 따져본 뒤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