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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5월6일자 1면 머릿기사

[흔들리는 분당선] 上. 녹십자 이전지연 개통 암초

상수원관련 규제에 따른 첨단산업단지 조성 지연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오리~수원간 분당선 연장사업(경인일보 2004년 7월 기획시리즈 보도)이 당초 개통 계획을 3년여 앞두고도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표류를 거듭,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대책의 근간이 흔들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문제의 핵심인 (주)녹십자 부지의 이전을 놓고, 분당선 사업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경전철·역세권개발사업 주체인 용인시가 서로 문제해결을 미루는 양상을 보이는가 하면 당사자인 녹십자 역시 공장이전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분당선 개통의 장기 지연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 97년 기존 분당선 오리역에서 수원역을 연결하는 분당선 복선전철 기본계획을 수립, 1단계로 오리~죽전 구간을 올해까지 마무리하고 2008년까지 죽전~기흥역(현 녹십자 부지)간 2단계 사업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사업시행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지난 2002년 오리~죽전 구간에 대한 시공에 착수하고 지난해 노반공사 업체 선정에 나서는 등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기흥역사 부지인 녹십자 공장의 이전 지연으로 기일내 개통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그러나 공단측은 지난 2001년 7월 '녹십자 부지 이전에 적극 협조한다'는 용인시의 공문을 근거로 시가 녹십자 이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는 분당선 사업주체가 공단인 만큼 수용 등 직접적 조치는 공단의 몫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단측은 “당초 용인시의 요구에 따라 분당선 노선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가 녹십자 부지 이전을 책임지기로 했고, 이전 대상지인 첨단산업단지가 차질을 빚게 된 것도 시의 행정과실인 만큼 시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는 분당선 연장이 국책사업이므로 이전에 최대한 협조는 하겠지만, 녹십자 공장이 시가 추진하는 경전철 역사 부지와는 직접 상관이 없는 만큼, 녹십자의 자체 이전이 늦어질 경우 강제적 해결책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4차례에 걸쳐 협의를 거쳤지만 녹십자측이 구체적 이전계획도, 역세권개발 참여여부도 밝히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주 중까지 녹십자의 명확한 답변이 없을 경우 철도시설공단에 부지수용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기흥 출신인 용인시의회 심노진 의원은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에는 향토기업의 타지역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 차질이 심각한 문제였을지 몰라도 분당선 개통기일을 코앞에 둔 현 상황에서는 '지엽적 문제'가 돼버렸다”며 “분당선의 적기 완공을 위한 최우선 전제조건이 녹십자 이전이 관계기관의 이해관계에 얽혀 지연된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