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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도 않는 강남권 최고급 아파트시장
매물 늘지 않고 호가도 큰 변동 없어





삼성동 아이파크ㆍ대치동 동부센트레빌ㆍ도곡동 도곡렉슬…. 강남 집값 불패 신화의 상징 아파트들이다.

이른바 강남권 핵심 블루칩 단지인 이들 아파트는 집값 대세 하락기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등 강한 뒷심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급매물은 물론 일반 매물조차 흔치 않다. 호가도 1~2개월 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집값 버블(거품)론 확산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내년으로 다가온 2주택자 양도세 50% 중과세 등 정부의 집값 잡기 정책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대치동 명지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없지만 그렇다고 매도자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잇단 집값 하락 조짐에도 최고 블루칩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파크와 같은 똘똘한 아파트단지의 반응은 무덤덤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정부 집값 잡기 정책에 '콧방귀'

이처럼 최고가 아파트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다. 매수세가 없어 거래만 끊겼을 뿐 호가는 6월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 55평형은 호가가 28억~33억원으로 최근 2개월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63평형도 33억~38억원으로 지난 6월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다. 매물도 7~8개 정도로 가격 상승기였던 올 초 상황과 다를 게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삼성동 아이파크공인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매도자들이 급하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며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부담 때문에 다른 아파트를 파는 한이 있더라도 이 아파트는 절대 팔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입지 여건이 뛰어난 데다 풍부한 녹지공간과 함께 한강 조망권도 확보하고 있는 등 최고 수준의 주거환경을 갖췄기 때문에 매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격 내리면 매수세 많은 데”…호가 버티기 여전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도 가격 하락의 기미 없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아파트 45평형은 두달전 시세 그대로인 18억~23억원선이다. 53평형도 23~28억원으로 가격 변동이 없다. 대치동 우성공인 관계자는 “매도-매수 호가 차이가 2억~3억원 이상 벌어졌지만 실제 내린 가격에 거래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도곡동 도곡렉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월 입주한 새 아파트라는 프리미엄도 겹쳐 호가 강세가 여전한 편이다. 이 아파트 50평형은 22억~26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 5월에 비해 2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43평형A타입도 20억~22억원으로 호가가 일주일새 되려 3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도곡동 석사공인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가격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사겠다는 매수세가 아직까지 많아서 호가도 소폭의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는 상태에서 언제까지 호가 버티기가 계속될 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다주택자 중 상당수가 내년 양도세가 중과되기 전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예의주시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연말이 다가오면 블루칩 아파트 집주인들의 매도 움직임도 활발해져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기자 조 철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