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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로부터 설계 의뢰를 받고 처음 현장을 보았을때
주변의 높은아파트 , 부정형의대지 , 또한 경사지에 풍치지구로 최대 4층까지 건축하지 못하는 상황이 저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 였습니다

제가 어린시절 자랐던 고향마을 같은 그러한 느낌을 광장11차에 담고 싶었습니다

마을어귀에 있던 정자나무아래의 추억 ,마을중심에 있던 우물가
이와같은 주민 사랑방 만들기와 ,형재와 놀던 다락방,
대청마루 아래의 비밀아지트 이런 것들을 집에 담고 싶었습니다

또한 저층만이 가질수있는 자연에대한 정밀묘사가 가능하도록 고민하였습니다

지금의 주거문화는 더높이,더크게,물리적 규모가 주거의 가치를 결정하는 그러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구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거는 인간중심,자연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고, 그것이 제가 설계하는 건물의 주제입니다

입주후 3년동안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 이웃과 친분이 전보다 두터워
졌다면 이 건물은 성공하였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설계상 많은 욕심을 부려보았지만 , 초과된 공사비 ,까다로운 법규
설계자의 미숙으로 더많은 시설과 디자인을 제공하지 못한 점 을
11차 주민께 사과 드립니다

서울 한복판에 어려서 자랐던 고향마을 하나 만들고 싶었던
설계자의 소박한 생각을 널리 양지하여 주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