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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타워 계약자에 안 알리고 분양

유하룡기자 you11@chosun.com

입력 : 2004.06.25 06:06 27' / 수정 : 2004.06.25 06:08 18'

서울 서초동 옛 삼풍백화점 터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가 입주를 앞두고 분쟁에 휘말렸다. 시행사인 대상㈜이 일부 가구의 조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건물이 단지 바로 앞에 들어선다는 것을 알고도 3년 이상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24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크로비스타 계약자인 이모씨 등 15명은 최근 아크로비스타 분양에 의혹과 문제점이 많다며, 서울시에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도 진정서 내용 중 일부가 불공정 행위에 해당되는지를 가리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검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진정서에 따르면 대상측은 분양에 앞서 건물 내 일부 동(棟)의 조망권을 침해할 수 있는 고층 주차타워가 단지 앞에 들어선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계약자들에게는 제대로 알리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주차타워는 아크로비스타 분양보다 9개월이나 앞선 2000년 7월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상측은 계약서에 이런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고, 일부 분양 안내책자와 분양광고에는 주차타워 부지를 녹지공간으로 표시했다. 계약자들은 “주차타워가 아크로비스타 C동 출입구에서 불과 17m쯤 거리에 들어서 20여 가구는 안방과 거실에서 주차타워 벽만 보고 살아야 할 상황”이라며 재산권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상㈜ 관계자는“주차타워도 분양 당시 계약자들에게 구두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계약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크로비스타는 지상 29~37층짜리 3개동에 39~94평형 757가구로 구성된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오는 30일부터 입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