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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크로비스타가 최고네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가요?



'아크로비스타' 이달말 입주



[한국일보 2004-06-20 16:59]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바로 그 자리. 작심하고 찾아보지 않으면삼풍 사고가 있었던 곳이라는 걸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많이 변해있었다.

번쩍번쩍 실버톤의 광택을 빛내며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아 있는 3개 빌딩의 이름은 ‘아크로비스타’. 96년 11월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대상그룹이 지은 이 빌딩은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와 삼성동의 현대 아이파크에 이어 강남의 ‘주상복합 삼각형’에 마지막 꼭지점을 찍는 곳이다.이 달 30일 시작되는 입주를 앞두고 미리 들어가본 아크로비스타는 막바지사전점검으로 매우 분주했다. 층마다 쓸고 닦는 통에 복도엔 먼지와 쓰레기가 빼곡했고, 입주자 가이드북을 만들기 위해 기획사 촬영팀까지 곳곳에자리를 펼쳐 텅 빈 건물이 북적댈 정도였다.아크로비스타는 대지 6,800평, 연면적 7만8,147평에 39~94평형 총 757가구가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다. 29층 높이의 A동에 165가구, 37층인 B동과C동에 각각 295가구와 29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규모가 가장 작은 A동은 1층에 상가와 은행, 증권사 등이 입점하고, 총 6층인 5,000평 규모의지하상가엔 할인마트와 명품관, 병원, 식음료점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선다.B동 지하에는 골프연습장, 헬스장, 당구장, 사우나 등 입주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되는 특급호텔 수준의 스포츠센터가 꾸며졌고, C동엔 학생들을위한 독서실과 손님맞이 및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클럽하우스, 유아놀이방, 게스트룸 등이 마련돼 있다.테마파크와 산책로,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실개천과 그 곁에서 일광욕을즐길 수 얕은 호수 등 아크로비스타가 자랑하는 녹지공간도 마치 공원에들어와 있는 것처럼 근사하게 만들어졌다. “그런 뒤숭숭한 곳에 누가 집을 사나 생각했다가도 막상 들여다보면 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최고급, 최첨단 설비들로 지었습니다. 솔직히 삼풍은 이제 그만 잊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대상의 이신재 상무 겸 건설사업본부장이 말했다.역설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그러나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실제 백화점이 붕괴된 자리에 지어진 A동과 B동 일부는 주차장건물이었던 C동의 같은 물건에 비해1억~4억원까지 값이 떨어진다. C동 아파트중에서도 남향 가구의 프리미엄이 5억~6억 이상 되는 데 반해 A동은 2~3억 선. “드러내놓고 말들은 안하지만 손님들도 C동만 찾아요.” 아크로비스타 앞에 자리한 코리아 부동산서비스 김유준 과장은 “아무래도 붕괴사고 때문에 찜찜해 그런 것 아니겠냐”며 “C동은 (분양받은 사람들중)90% 이상이 실수요자지만, A동은 50%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도 귀띔했다.대상도 아크로비스타가 저평가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시설과 규모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타워팰리스나 아이파크보다 1~2억원 이상 가격이 낮아 관계자들이 적잖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삼기 대상 홍보부장은 “대형참사가 난 곳이기 때문에 안전에 몇 배 더 신경 써 지었는데 그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사고지점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안전한 곳이 바로 여기”라고 말했다.아크로비스타는 7도 이상의 강진에도 끄떡 없게 내진설계를 했고, 구조설계와 감리도 프랑스 등 외국 전문가에게 맡기는 등 안전에 각별한 조치를취해 지어졌다.

실제 입주가 다가온 요즘은 사고 자리인 A동을 찾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한강과 법원 내 서리풀 공원, 남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오는 등 조망이 가장좋기 때문이다. “처음엔 께름칙하다고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이젠 가격도 별 차이가 없는데요, 뭘.” 명성공인중개사 사무소의 곽영순 대표는 “입주해 살다보면 사고 이미지 같은 건없어지게 마련이고, 교통ㆍ행정의 요지인 만큼 집값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부자에게 ‘소돔의 저주’는 없다”실제 아크로비스타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사고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삼풍 붕괴사고는 부실시공에 불법 건축허가 등이 원인이었어요. 아니, 돈 받고 제멋대로 허가내주고 그짓들을 했는데 그따위로 지어놓고도 안 무너지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닙니까.” 7월초 C동 입주에 입주할 예정인 박형방(50ㆍ자영업)씨는 주거용으로 이만한 곳도 없다며 사고는인재였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17년간 삼풍아파트에 살다가 다음달 아크로비스타로 옮겨온다는 김일재(62)씨도 “옛말에 공동묘지 자리가 길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대수롭게여기지 않았다.

‘소돔의 저주’니 어쩌니 하는 얘기들은 서민들의 마인드일 뿐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뭇사람들이 터무니 없는 근거로 ‘공포’에 비용을 지불하고있을 때 부자들은 보다 싼 값으로 강남의 요지를 챙긴다는 것이다. “어차피 아파트는 그냥 아파트일 뿐이에요. 살기 좋고 안전하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은 게 없고요.” 익명을요구한 한 입주 예정자의 말이 귓전을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