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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상 서울의 명당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당연히 대부분 강북에 있습니다. 상권으로의 명당은 청계천을 사이에 둔 양쪽의 평지 지대일 것입니다.

전국을 상대로 하는 종로통의 보석상, 전국적인 유통망을 자랑하는 동대문 남대문 시장, 영원한 대한민국 최고상권 명동지역, 외국인들도 격찬하는 세계적인 명소 인사동 지역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엄청난 강북의 상권에 비하여 코엑스, 압구정, 강남역 등의 강남지역의 상권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국소적인 지역의 소매상권일 뿐입니다. 서울의 명당은 아마 강북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주거지로서의 명당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가회동 안국동 청운동 혜화동 운현궁 자리 그리고 제가 모르는 많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 엄청난 부자들이 사는 부촌을 현재의 명당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한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치면, 현재의 명당은 성북동, 한남동, 논현동, 방배동, 서초동 그 밖에 제가 잘 모르는 여러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뱅의 우리아파트 게시판에 왜 부촌의 이야기가 나오는 지 좀 이상합니다. 차라리 우리빌라 게시판이나 우리단독주택 게시판 등에 나와야 할 글입니다.

향후 투자가치가 있는 아파트 지역을 논할 때, 해당 지역이 부촌이므로 더 프리미엄을 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아파트 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이 비싼 동네를 나열하면, 의외로 상기의 부촌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토지의 성격상, 빌라나 단독을 지어서 최고가 되는 지역이 있고 공동주택을 지어서 최고가 되는 지역이 있습니다.

서초동은 전자에 속합니다. 최고의 단독 빌라 등이 될 수 있도록 적당히 경사지를 갖고 있습니다만, 최고의 공동주택이 들어서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서초동이 부촌이라는 것을 논하면서 단독주택이나 고급빌라를 광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여기에 곁다리로 공동주택까지 끼워팔기 식 광고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애매한 글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마지막 결론은 항상 아크로비스타 광고로 끝이 납니다.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마치 어떤 작전세력이 물량을 털어 버리려고 애쓰는 냄새가 납니다. 다른 단지에 비해 세대수는 훨씬 적은데도 광고성 글의 분량은 다른 단지의 10배가 넘습니다. 리플 글의 수준은 대체로 유치하지만, 조직적인 군사작전의 냄새가 납니다. 제 추측이 맞지 않기를 바랍니다.


“양재동의 고급빌라 촌이 엄청 훌륭하기 때문에, 양재동 지역 아파트 역시 투자가치가 엄청나다”라고 말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논현동의 단독주택에 최고의 부자들이 살기 때문에, 논현동의 아파트는 최고의 투자가치를 지난다.” 라고 말하는 것은 역시 옳지 않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논현동 양재동 방배동은 아파트 시세로서는 강남권에서 약세입니다. 세 지역 모두 엄청난 부자들이 빌라나 단독에서 살고 있습니다. 서초동은 바로 이 지역들처럼 공동주택보다는 빌라나 단독이 어울리는 지역입니다.


이웃에 유력인사나 법조인들이 많이 살면 우리 자신도 같이 우월해 지는 것 같고 또 궁극적으로 부동산 값이 오를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이 부뱅 게시판에서 본 것이지만 갑부들이 사는 동네 중 1위가 반포 4동 구 반포 인 것 같고, 개포우성과 선경이 빠진 대치 4동, 평촌 귀인동 등이 10위 권내에서 상당한 강세를 보이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촌동과 서초동도 10위 권 내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대치동이나 도곡동 등 모두 부자가 사는 동네의 랭킹 순위에는 별로 힘을 못 쓰는 것 같았습니다.

이웃이 부자이고 유력인사라는 것이 집 값에 좋은 영향을 약간 줄 수 있지만,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고위공직자나 유명인사들은 그 숫자가 갑자기 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많이 사는 주거지역은 가격의 호경기 때 큰 시세를 낼 수 없습니다. 반면 불경기에 급락하지 않는 특성도 있습니다.

물론 어떤 분은 부동산의 값의 등락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수준 높은 이웃과 생활을 더 중요시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유명인사들이 자신들과 비슷한 수준의 이웃이 아니면 같이 놀아 주지도 않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사람들이 그나마 그들과 가까워 지려면 비굴함을 감수하며 “영감님” “회장님” 등의 호칭을 깎듯이 불러주면서 헌신적으로 그들에게 정신적 혹은 물질적인 것들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이루어 낸 관계도 역시 동등하다기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종관계가 됩니다.

자신의 아이들이 훌륭한 이웃의 자녀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고 싶으니, 보통사람의 부모로서 그 정도의 비굴함을 참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유력인사와 친하게 지낸다고 자랑하는 것은, 곧 자신이 매우 노력해서 겨우 그들과 주종관계를 이루었다고 자랑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주종관계는 남들에게 자랑할 이야기는 못됩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인간적으로나 사회지위적으로나 훌륭한 유력인사들도 있습니다만, 그 경우는 별개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나 주상복합을 선택할 때 훌륭한 이웃보다는 재태크를 더 중요시 여기면서, 우리가 경멸하는 투기꾼들이나 졸부들이 좋아하는 아파트를 선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돈 냄새를 잘 맡습니다. 사실 유력인사들이 항상 재태크의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집을 사면서 일일이 이웃의 호구조사를 할 수도 없고, 또한 그 이웃들은 언젠가 더 좋은 곳이 있으면 돈에 관계없이 떠날 사람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웃은 집값에 별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잊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웃을 무시해야 부동산의 실체를 더욱 냉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나 공동주택의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부촌’ 등과 같은 글은 그저 참고로 읽고 흘려 버려야 합니다. 이런 글은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몇 십억 정도의 단독주택이나 고급빌라를 매입하실 때 읽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