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강남권 주상복합, 올랐나 내렸나
정보업체 급등 자료에 다른 업체등 반박

서울 강남, 서초 일대 고가 주상복합아파트값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들은 물론 중개업소마다 가격과 동향이 서로 달라 정보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업체와 업소간 가격도 한 단지에서 수억원 가량 차이가 벌어져 차짓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한 부동산 정보제공업체가 서울 강남, 서초, 성남 분당 등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값이 한달새 일제히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급등했다고 낸 자료 때문.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는 17일 서울 서초ㆍ강남구와 양천구 목동, 성남 분당구 등 고가 주상 복합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매매값이 한달새 수천만∼수억원씩 일제히 뛰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현대슈퍼빌은 지난달 16일 이후 한달 동안 전 평형에 걸쳐 1억1000만∼1억7500만원 상승했다. 86평형 매매값은 1억7500만원 오른 15억∼23억원, 90평형도 1억5000만원 급등한 16억5000만∼25억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표적인 주상복합인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1ㆍ2차도 한달 상승폭이 5000만∼2억2500만원에 달했으며, 타워팰리스 2차 90평형 매매값은 28억∼29억원선으로 한달새 2억2500만원 뛴 것으로 나타나있다.

닥터는 이런 영향으로 서울 주상복합은 지난 16일 이후 한달 동안 평균 0.61%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해 이 기간동안 나머지 아파트값의 하락세(-0.48%)와 대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114나 유니에셋 등 다른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의 조사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부동산114가 이날 조사한 결과 이들 주상복합아파트는 한달 동안 거래도 없고 가격변화도 없었다. 상승률로도 이 기간동안 0.2% 올라 닥터 조사와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이 조사자료를 둘러싸고 정보제공업체간 이전투구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유니에셋은 이날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주상복합 아파트도 매매가 전혀 안 이뤄지고 있으며 매물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데 이런 정보제공업체의 무책임한 홍보성 자료는 시장을 왜곡 시킬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소비자들이 거래를 믿고 맡기는 중개업소에서마저 가격과 거래동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

현대슈퍼빌을 중개하는 서초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찾는 사람은 더러 있으나 매물이 없어 호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달 실제 거래를 한 건 성사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해 닥터 아파트의 조사 자료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 다른 관계자는 "한달 전 거래는 시가보다 낮은 값에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들어서는 찾는 사람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아파트 부녀회에서 정한 가격으로 회람해 호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녀회의 가격담합 의혹까지 제기했다.

강남의 대표 주상복합인 타워팰리스 일대 중개업소 역시 일부 매수자가 붙어 호가로 수천만∼수억원 올랐다고 설명과 달리 한 중개업소에서는 "90평형의 경우 30억, 40억원 등 가격이 들쭉 날쭉해 정확한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며 "찾는 사람도 끊기고 거래도 없어 가격 상승세로 보기 어렵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정보제공업체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와 중개업소의 왜곡된 가격조사 체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민간 업체의 자율적 조사이기는 하지만 시장과 정책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제공
2004년 08월 17일 16시 3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