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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이트에서 많이 뵌 분 같군요
인사드립니다.

모..특별히 주장하는 건 없구요
윗분이 판검사 숫자 얘기하시길래
그냥 생각나는데로 주절 거려 봤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애들 공부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꼭 서초구의 학교에서 서울대 많이가고
사법시험 많이 합격한다고 자랑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리고 단언하건데
공부잘하는 아이 많다고
절대로 내아이 공부 더 잘하지 않습니다.

물론 약간의 자극은 되겠지만
공부는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선배들이 공부잘했다고 내가 공부 잘하는 거 아닙니다.
그래서 어느학교에서 서울대 많이 간다고 해서
그 고등학교 들어간다고 내가 서울대 가는 거 아닙니다.

제가 많은 융자를 안고 서초구에 돌아온것은
다른거 없습니다.

비교적 안정되고 풍요로운 가정에서 곱게 자란
인성이 순한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환경 때문입니다.

전 중학교를 다른구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중3때 반장이었는데
얼마나 아이들이 싸움을 많이 하는지
하루도 빠짐없이...하루가 아니라 쉬는 시간마다 거의...

그래서 교실에 약간이라도 싸움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바로바로 치워버렸었지요
싸움나면 바로 그런 물건 들고 치고받고 하니까요

그런데 서초구의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보니
너무나 다르더군요
고1때도 반장이었는데
아이들이 병콜라 마신후 빈병을 교실 뒤쪽에 놓았길래
순간적으로 그걸 치우려 하다가
치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한숨 돌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 병들고 싸우는 일이 없었거든요
물론 가끔 싸움도 있었지만 중학교때랑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이 유순했었죠.
참 그 콜라병만 생각하면 지금도 묘한 감정이 교차되곤합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판사되고 변호사되고 의사되는 거 좋습니다.
하지만 저희 세대랑은 선택기준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때는 대부분이 적성과는 상관없이
힘든 고시에 합격하거나, 돈 잘버는 의사가 되어서
가문을 일으켜야 한다는 류의 생각을 갖고
대학을 선택하거나, 직업을 선택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대학다닐때 의대 연극써클에서 공연하였던 연극 제목이
기억나네요..'할 수 없이 의사가 되어'
그렇게 자조적인 세대였던거 같아요.

물론 안 그런 훌륭한 분들도 많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어느정도 풍요로운 시대가 되었고
무슨일을 하던지간에 어디에 사느냐, 무얼 먹느냐, 또 뭘 입느냐는
좀 달라지겠지만
의식주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시절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적성에 잘 맞고 즐겨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직업의 선택기준이 어떻게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을까에서
어떤 직업을 가지면 내가 행복하게 즐기면서 일할 수 있을까로
바뀌어 져야 한다는 것이죠

하여간 큰 애가 4학년인데
이번학기에 서초구로 전학왔습니다.
저로서는 대만족이고 아이도 어느정도
적응이 거의 된 것 같아요

요즘 내신 얘기도 많이 나오던데
공부좀 못하더라도
너무 닥달하지 않으려고 해요
성적은 그저 중간쯤만 해서
서울에 있는 4년제만 합격했으면 하구요
제 딸아이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즐거운 사회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또 주저리 주저리 했습니다
그러려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