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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수원까지 연장 ‘멀고 먼 길’

[세계일보 2005-05-25 02:33]


경기도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대책의 근간인 오리∼수원역 분당선 노선연장 사업이 중간지점의 녹십자 이전문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경기도, 용인시는 녹십자측이 늦어도 금년말까지는 이전을 해야 예정기한인 2008년에 맞춰 연장노선 개통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녹십자측은 부지 마련이 어렵다며 소극적인 입장이다.

이와 관련, 몸이 단 철도시설공단은 녹십자 사업장이 소재한 용인시가 이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나섰고, 용인시는 시행자인 공단측에서 녹십자 부지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며 맞서 사업이 표류를 거듭, 기일내 개통이 불투명해졌다.

◆분당선 오리∼수원역 노선 확정=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 난개발로 교통난이 심화하자 정부와 경기도는 대책수립에 나서 1997년 분당선 남쪽의 오리역에서 경기 남부 지역까지 노선을 연장키로 했다. 시행자인 철도시설공단은 당초 오리역을 출발, 죽전과 신갈 지역을 거쳐 수원 영통(영덕) 지구로 연결하는 노선계획을 수립했다. 이같은 노선계획이 알려지자 용인시측은 “광역전철이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민속촌과 수만명의 유동인구를 갖춘 경희대를 경유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철도청에 노선변경을 요구했다.

하지만 노선이 너무 멀게 결정되거나 영통지구를 빗겨갈 경우 효율성이 없다는 수원시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두 지자체간 대립이 계속됐다. 경기도가 중재에 나서 2001년 8월 오리∼수원역의 절충형 연장노선이 확정됐다. 이 변경된 절충안에 의해 새롭게 역사 부지로 결정된 곳이 바로 녹십자 부지다.

◆불투명한 녹십자 이전 및 철도공단과 용인시 대립=철도청은 노선변경 허용의 조건으로 최대 걸림돌인 수만평에 이르는 녹십자 부지 이전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에 도와 용인시는 ‘이전에 적극 협조한다’는 녹십자의 동의를 얻어 노선변경의 ‘조건’을 수용했다. 결국 용인시가 녹십자 이전 책임을 떠맡은 셈이 됐다. 시는 당시 철도청에 ‘녹십자 부지 이전에 적극 협조한다’는 공문까지 발송했다.

이에 따라 공단측은 2002년 오리∼죽전에 대한 시공에 착수한 뒤 지난해 노반공사 업체 선정에 나서는 등 사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시가 전철노선 변경 결정 이후 만 3년이 지나도록 이전 대상지의 기본적인 입지여건조차 챙기지 못하자 공단측이 수차례에 걸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단측은 결국 2001년 7월의 용인시 공문을 근거로 시가 녹십자 이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나섰고, 시는 뒤늦게 분당선 사업주체인 공단측에 ‘국책사업이므로 녹십자부지 수용 등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전에 소극적인 용인시와 녹십자=용인시가 녹십자의 소극적 대응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녹십자가 용인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녹십자는 지난 67년 용인에 설립된 뒤 현재 기흥읍 구갈리 일대의 녹십자피피엠(주)과 녹십자백신(주) 등 포곡과 모현, 구성 등에 50여개의 법인체를 가지고 있다.

이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흥 녹십자 3개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녹십자피피엠 1200억여원을 비롯, 모두 2000억여원에 이르고 순수 종사자만 600명, 용인시에 납부하는 지방세만 연간 6억6000여만원이다.

용인=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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