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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단지 '옵션의 꼼수'…계약자만'골탕'
프린트 이메일 스크랩 문성일 기자 | 06/01 06:01 | 조회 1469




- 신봉 동일하이빌, 옵션금액만 1억2천만원
- 용인시 등 분양승인 지자체 "나 몰라라"
-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도 고액옵션 불가피


"원하는 분양가에서 모자라는 부분은 '옵션'으로 채워라."

신규분양단지마다 지나친 '플러스 옵션'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아파트에서도 고액의 옵션이 난무,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보다 분양승인권을 쥐고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안일한 태도다. 즉 분양가에 대해선 지역 내 청약자 등을 의식, 업체들이 제출한 분양가를 한 푼이라도 낮출 것을 권하지만, 정작 '옵션'에 대해선 매우 관대하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남부권 최대 분양시장인 용인. 용인시의 경우 겉으론 분양가 승인시 일정액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분양가 책정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수지2차 자이'나 '신봉 동일하이빌' 등이 두드러진 사례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시 이들 단지는 용인시가 분양가 상한선을 제시, 결국 해당 시행사들은 시의 권고안을 받아들이며 투항했다.

표면적으로는 용인시가 업체들의 고분양가 책정의지를 꺾고 무릎꿇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당한 문제점이 드러난다.

그 중심에는 '옵션'이란 추가적 분양가가 있다. 3.3㎡당 1468만원에 분양승인을 받은 '수지2차 자이'의 경우 별도로 3.3㎡당 112만원의 옵션가격이 있다. 즉 옵션을 포함하면 실질 분양가는 3.3㎡당 1580만원이 된다. 전체 분양가에서 옵션이 차지하는 몫이 7%다.

지난달 분양을 실시한 수지구 신봉동 '신봉 동일하이빌'은 더욱 심하다. 이 아파트 순수 분양가는 3.3㎡당 평균 1547만원으로 비슷한 시기 공급했던 다른 신규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옵션 금액을 포함하면 실질 분양가는 크게 올라간다. 이 아파트의 옵션 금액은 3.3㎡당 150만원대로, 평형별 옵션가가 최대 1억2000만원에 달했다. 계약자는 수억원의 분양가 외에 억대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결국 지자체의 방관적인 자세 때문이란 지적이다. 용인에서 분양을 실시한 한 업체 관계자는 "옵션은 (계약자들의)선택 사항이지만, 발코니 확장비용 외에도 직전까지 분양가에 포함해 왔던 빌트인 가전제품이나 장식형 자재, 가구 등을 '옵션'이란 명목으로 별도 부담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용인시는 분양가를 낮춘 것처럼 생색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이너스 옵션'을 '플러스 옵션'으로 둔갑시킨 것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은 궁극적으로 낼 돈 다 내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대해 시스템에어컨이나 빌트인 가전제품 등을 설치할 수 있는 '플러스 옵션'을 허용한 만큼, 대다수 상한제 아파트도 계약자들에게 '옵션'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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