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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건축 주요단지 매매가 급등 … 투기세력 개입 의혹도

부산지역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들의 매매가가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재건축 투기 조짐이 지방에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도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일반 아파트와는 대조적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 아파트들은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한화리츠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엄궁주공 등 4개 단지의 매매가 변동 상황을 조사한 결과,지난달 말까지는 거의 변화가 없다가 이달 들어 갑자기 단지별로 500만원에서 1천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급등세를 보인 곳은 올 상반기 중에 분양될 것으로 알려진 부산 사상구의 엄궁주공아파트로,13평형의 경우 지난달 말까지 9천만원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1억300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보름새 1천300만원이나 올랐다. 1천320여세대로 재건축되는 수영구 삼익(기존)아파트도 27평형을 기준으로 보름 전 2억1천만원에서 최근에는 2억2천만원으로 1천만원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총 6천500여세대 초대형 단지로 재건축되는 북구의 화명주공아파트 13평형의 경우 지난해 말 1억2천9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1억3천만원,이달 14일 현재 1억3천5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이 밖에 3천세대 이상 규모로 재건축되는 만덕주공아파트 16평형의 경우 지난달 말 1억4천만원에서 보름 만에 500만원 이상이 올랐다.

한화리츠의 홍정훈 실장은 "수도권 재건축 단지의 급등세에 편승해 부산에서도 물건을 우선 확보해 놓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일반 실수요자들의 거래 활성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소수 투기세력의 개입에 따른 결과라는 혐의가 짙다"고 덧붙였다.

북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일부 매물들은 대부분 외지인들이 싹쓸이하고 있으며 화명주공에 나온 7채를 한 사람이 몽땅 구입한 경우도 있다"고 밝히고 "지금도 물건이 나오는 대로 모두 구해 달라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작 실수요자가 집을 못 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김모(38)씨는 "가계약한 화명주공의 13평형 아파트를 정식으로 계약하려 했지만 집주인이 계약을 거부했다"며 "가격이 오르자 매물을 회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단지의 투자 과열은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고,특히 일반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최근 상승세로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만 크게 오르는 상황이므로 당분간 가격 조정을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광명기자 kym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