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리모델링님의 글을 읽고나면 항상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저와 다른 점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이것저것 관심을 많이 가지다가 어느 순간 조금 맛을 보고나면 이내 싫증을 느끼곤 합니다.
한마디로 냄비근성의 표본이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신념을 갖고 꾸준히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압니다.
그렇기에 늘 변함없이 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실 저 역시 나이 40이 넘어 겨우 집한 채를 마련하였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한창 재건축이 어떻고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 오를 때 처음으로 마련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 생애의 몇 안 되는 잘못한 선택 중에 하나가 아니였나 생각됩니다.

결혼한지 15년이 다 되도록 집한 칸 없이 떠돌다가 작은 집이나마 살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하고 보니 아파트 한 채 구입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물론 자고 나면 오르는 분양가와 하루 하루 다른 기존 아파트 가격에 왠지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주위에서 누구는 분양권으로 몇 천만원을 벌었다느니 누구는 얼마 전에 구입하여 몇천만원의 양도차익을 얻고 팔았다느니 하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월급쟁이지만 다른 사람보다 집 마련이 늦은 것은 저의 개인적인 불찰이 있기도 합니다.
imf로 주식 투자했던 돈을 일부 날리고 보니 더욱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사실 국가적인 재난 사태에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하루아침에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저의 허황된 욕심을 탓해야 겠지요.

아무튼 그것을 제외하고는 참으로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오르는 아파트가격에 작은 평수 하나 마련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구에게나 부에 대한 욕심은 있을 것입니다.
월급장이 20년 해봐야 24평 아파트 겨우 살까말까하지요.
나이 들어 친구를 만나도 늘 전세신세에 있다보니 기를 펴보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친구지간에 그깟 아파트 한 채 있다고 뽐낼 일은 아니지만 늘 이사만 다니는 통에 하나 있는 아들마저 오랜 친구를 사귈 수 없도록 만들곤 하였지요.
친구들을 좋아하는 아들 녀석에게 어느날 왜 네 친구들을 데려 오지 않느냐고 하니까 자기 친구들은 대부분 다 아파트에 사는데 우리만 달랑 방 두개달린 주택에 산다고 얘기하더군요.

사실 그때 아이를 많이 나무랐지만 마음속으로는 마음이 몹시 아팠습니다.
저 역시 어린시절 어렵게 생활했고 늘 우리아이와 같은 생각을 하며 자랐으니까요?
그래서 아이욕심은 있지만 하나로 끝내버렸습니다.
가난을 대물림하여 주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부모 욕심인지는 모르나 나중에 집 한 칸이라도 마련해주고 싶었던 까닭일 것입니다.

결혼 할 때 달랑 300만원 가지고 아내가 700만원 보태주어 천만원 짜리 전세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탓에 그 만큼 기반을 늦게 잡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모아 낡은 아파트 한 채 산 것이 지난해 이맘때 였습니다.
그때 어찌어찌하여 대출을 내고 34평짜리 한 채를 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꼭대기였네요. 지금 보니 한 3천만원 내렸더군요.

헌집은 그대로 있는데 요즘 대출금만 열심히 내고 있습니다.
생각 같아선 당장 팔아치워 버리고도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늘 고생만 하였던 아내에게 요즘 면목이 없습니다.
새집을 분양받자던 아내를 달래 그곳에 헌집을 사 지금 마음고생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왜 삼익아파트를 산줄 아십니까?
제가 학생시절 그곳에 사는 우리반 아이가 있었는데 언젠가 한번 그 아이 집엘 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는 작은 집 한 칸에 살고 있었는데 참으로 별 천지에 온 것 같더라구요.
아마도 그 이후로 그가 왕자님처럼 보여 더 친해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한가지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이 있는데 나중에 꼭 이집의 주인이 되어 나도 친구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때 그 추억이 생생하여 늘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던 탓에 이제는 낡고 그때의 그 화려함은 없지만 지금 아파트를 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재운이 없는지 늘 선택의 기로에 설 때는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하는 군요.
그래도 요즘 아내를 좀 위로한답시고 리모델링이나(재건축은 이미 물 건너갔으니) 하면 본전은 하겠지 하고 달래봅니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고 무지의 소산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어떤 분은 생각하기에 참 고소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주택을 거주의 개념이 아닌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보았으니 당연합니다.

그러나 월급쟁이(그것도 연봉 3천정도 밖에 안 되는)가 요즘 같은 세상에 살려고 하니 별수가 없더라구요.
지금으로서는 오직 리모델링이라도 조속히 시행되어 본전이라도 하였으면 합니다.
요즘 들어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집값이 떨어졌다고 해도 알고 보면 재건축 일부 아파트 뿐입니다.
화명동이나 다른 재건축 아파트는 그래도 상당히 회복했는데 그중에서도 삼익타운 이동네만 유독 더 심하군요.
모든 분들이 현실을 직지하시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횡성수설하였던 것 같네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