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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06년 07월 23일(일) 오후 06:07 가 가| 이메일| 프린트

건설교통부가 집값 담합 지역으로 수도권 58개 아파트단지를 공개하자 "왜 하필 우리이냐"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한다. 이 같은 불만은 일리가 있으며 건교부의 일처리가 그만큼 허술하다는 방증이다. 공개된 지역이 부천시 원미동에 무려 35개 단지나 집중된 데다 중계동 신림동 하왕십리 등 그 동안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은 지역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 담합은 본래 강남지역에서 시작해 서울 목동, 경기도 분당 평촌 산본 등 주로 '버블 세븐' 지역에서 출발했고 값도 이 지역 아파트가 크게 올랐는데 이번 발표 대상에서 모두 빠져 있다. 그러니 "큰 고기는 다 놓치고 피라미만 잡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건교부는 이번 조사기간에 버블 세븐 지역 등에선 담합행위가 없었고 이번에 공개된 지역에서만 담합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해명할 것이다. 이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집값 담합 행위가 명단을 공개할 정도로 범법행위라면 먼저 시작한 곳은 죄가 안 되고 나중에 걸린 곳만 해당된다면 누가 이해하겠는가. 정부의 행정행위는 본래 무차별성 원칙을 가져야 하는데 거기에도 위배된다.

그렇다고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자가주택 소유율이 50% 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불법행위를 눈감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현재와 같은 현수막 붙이기나 부녀회가 중개업소에 얼마 이하에는 매매하지 말라는 형태만을 담합으로 보고 명단을 공개하는 방식이 과연 옳으냐는 문제다.

이것은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없다. 요즘처럼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는 일시적으로 투기억제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가격급등기에는 실거래가 공개가 되레 담합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작전세력이 한 건만 위장매매를 해도 실거래가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녀회의 압력을 피하려면 '투기조장기간'에는 동사무소나 구청이 일시적으로 중개기능을 대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인터넷에 허위 가격을 공시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사설기관은 제한하거나 정부공인 종합정보망을 조속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번 1차 공개방식은 미흡하므로 개선과 보완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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