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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93년도에 처음 일산신도시로 이주했을때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마을 이름이 왜 이렇게 촌스럽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분당처럼 장미마을, 목련마을, 무지개마을 이렇게 하지 왜 강촌마을, 문촌마을, 심지어 발음하기도 어려운 밤가시 마을에 후곡마을까지....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봤더니 분당이나 평촌, 중동 등 다름 신도시는 마을이름을 그냥 새롭게 지어서 사용했는데 일산신도시는 신도시 개발 이전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마을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더군요.
가령 예를 들어 강씨들이 많이 살았던 강촌마을, 예전에 큰 서당이 있었던  문촌마을, 그리고 밤나무가 많았던 밤가시 마을......
우리가 사는 마을 이름 하나하나에도 수백년 역사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니  탑마을, 사랑마을, 까치마을 이렇게 부르는 것보다 훨씬 정겹고 자라나는 아이들한테도 교육적일 것 같더군요.
행정동명인 마두동도 마을 모양이 말머리와 같아서 오래전 부터 그렇게 불리웠으며 백석마을에는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흰돌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주엽동은 마을이 펼쳐진 나뭇잎 모양 같아서 그렇게 불렀구요.
아래 백송마을 사시는 분이 백송역으로 이름을 바꾸자고 주장하시는 백마역은 1940년에 경의선에 지금의 역이 새로 생기면서 백석리와 마두리의 첫자를 따와서 백마역이라고 불렀으며 그 이후 백마초등학교 백마고등학교도 생겼다고 하는군요.
1980년대 초반에 '첫사랑'이라고 공전의 히트를 첬던 드라마가 있었는데 여자 주인공 황신혜가 김주승이랑 사랑을 나누었던 장소가 바로 백마역에서 걸어서 조금 올라가면 있었던 화사랑이라는 곳이었죠.
그당시 여대생들 사이에서는 백마역에 가면 (정확히는 화사랑 등 카페촌) 백마를 탄 기사를 만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80년대 초반 학번 대학생 중 백마에서 미팅 안해본 사람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은 애니골 테마마을로 다 이사했지만.......
제가 일산신도시 맨처음 입주했을때 무지 삭막했었지만 (집들이 손님 음식 장만하러 집사람이 87번 타고 영등포 롯데백화점으로 갔었다면 좀 과장으로 들리시겠지요) 대학교때 신촌역에서 기차다고 백마역 가던 추억이 생각나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고양/일산에 사시는 같은 동네 주민 여러분~~~
집이 모라고 생각하세요???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데 여러분들 정말 우리 고양을, 일산을 사랑하십니까?
우리가 사는 동네 집값 올라가면 기분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일산에 이사와서 큰 애 낳고 둘째도 낳고 애들 좋은 환경에서 교육 잘 시키고 있으며 우리 애들은 일산을 고향으로 알고 자라나고 있습니다.
좀 늦었지만 남들 다하는 큰 평수로 옮겨타기도 이제 13년만에 시행에 옮겨 다음달에 이사도 갑니다.
부뱅 게시판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자기사는 동네 자랑은 좋지만 다른 동네를 비하하지는 맙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느 곳이나 다 같이 자랑스러운 고향, 고양시입니다.
(게 들이 이다음에 커서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경기도 고양시 하겠지, 일산 a마을, b마을 혹은 행신/화정 하겠습니까?) 
70년 이상 이어온 전통있는 우리 동네 역이름을 바꾸자는 말도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