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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홈피에 실린 어느분의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고양예산감시네트워크 공동대표 허 영 미


수도권 난개발의 와중에서 유입인구 급증으로 몸살 앓는 신흥도시 가운데서도 고양시에서부터, 인구 증대에 따른 서비스 개선을 명분으로 분구 문제가 제일 먼저 제기되어 목하 수도권 도시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민 생계가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요즈음 고양시는 일산구를 나누어 새 구청을 짓는 불요불급한 일에 국민 혈세를 쓸 계산만 하느라 들떠 있다.

공청회 개최후 한두 달 만에 행자부 신청까지 끝내겠다고 서두르는 시 당국의 졸속 행정에 항의해 제대로 된 시민여론 수렴을 요구한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시는 마지못해 한국갤럽에 여론조사를 맡겼었다. 그러나 갤럽 여론조사도 시의 일방적인 분구안만 선전하는 문항 내용으로 이뤄졌을 뿐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홍보를 하라는 시민단체 요청을 무시하고 진행된 것이었다. 그 결과 분구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이 44.3%이고, 찬성은 37.5%로 ⅓정도밖에 나오질 않았으나 집행부는 이를 다수 찬성으로 무리하게 해석하고 조사 당일 도에 분구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이미 110여 명의 공무원 증원까지 신청했다고 하니 시가 여론조사를 요식행위로 간주한 저의가 훤히 드러난 셈이다.

신도시는 조성 당시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도시개발 계획하에 학교ㆍ공원ㆍ도로, 각종 업무용 시설들이 설계되었다. 만약 신도시가 둘로 나뉘고 신도시 아닌 딴 지역과 합쳐져 구를 만들게 된다면 구청 청사를 비롯해 이미 구축해 놓았던 여러 시설물들을 또 지어야 하며, 이로 인한 막대한 예산들을 모조리 주민이 떠안아야 한다. 근래의 국민적 경제난국과 여론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중앙정부는 수도이전을 밀어붙이고 고양시는 분구를 밀어붙이는 점에서 서로 닮은꼴이라는 것도 우연이 아닌 듯 싶다.

전세계적으로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 있고, 지식정보산업의 발달에 따른 행정의 전산화로 기구의 축소가 충분히 가능한 조건이 갖춰진 시대이다. 그런데도 새 구청을 짓고 예산을 낭비하는 데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