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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얘기 자꾸 하는데,도시를 놀이동산으로 착각하는게 아닌지 궁금하다. 지금 말들하는 노선따라 경전철을 놓으면 대화지구를 비롯한 신도시 외곽에서 중앙로 주변과 지하철 역 가는데 좀 편리해지겠지만,도시 전체가 어떤 꼴이 될지 생각 좀 해야 한다. 호수공원 위로 경전철 고가가 지나가고, 지금 전국에서 가장 쾌적한 공원길로 연결돼 있는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고가가 지나게 되면 어찌 될까.
멀리서 타고 다니긴 편할지 모르나, 현재 서울시내의 고가차도나 고가 지하철 아래와 주변이 어떤 모습인지 떠올려보는 게 좋을 것이다. 거대한 흉물 고가 기둥들이 줄지어 늘어선 바닥 도로는 꼬불꼬불하고 위험한 길로 바뀐다. 어디 그 뿐인가? 그 길 주변은 빠짐없이 우중충하게 퇴락하고, 청소트럭 등 온갖 지저분한 것들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어 동네 전체를 망친다. 덕보는 이는 고가 위로 지나다니는 외부인들 뿐이다. 그런 지역의 민원과 숙원이 고가 철거이고, 실제 순차적으로 철거되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 새삼 경전철을 만들자고 떠들고 있으니, 한심한 자들이다. 경전철은 그런 것들과 달리 최신, 첨단,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떠드는 전문가는 서구 여러나라의 경전철만 보고,
그 주변 지역의 변모, 낙후, 퇴락은 못보거나 애써 모른 척 하는 것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대개 공사해야 덕보고 빛나는 업자와 공무원, 경전철 시발과 종착점 부근 교통사각 지역에 사는 주민과 부동산업자 등등이 아니겠는가. 서울의 내부순환로, 경기도 외곽순환도로 등은 그나마 교통편의를 얻는 인구가 주변 피해주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거대 서울과 수도권 교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애초 신도시로 도시 기능과 생활 권역이 특정된 일산에서 다수 주민보다 외곽 소수주민의 편의를 위해 도시를 관통하는 경전철을 만든다는 것은 세계가 웃을 일이다. 다시 말해 일산 신도시 전체주민가운데 경전철이 없어 생활이 불편한 이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면 간단히 답이 나올 것이다. 달리 복잡다단하게 타당성을 토론하는 것은 다 헛되거나 사기라고 본다. 전문가라는 이들도 대부분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거나, 그런 집단의 이익에 봉사해야 전문가로 존재할 수 있는 부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산의 경전철은 넌센스라고 소신껏 주장하는 전문가적 양심을 지닌 이들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그 바닥,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나는 세계 수십개 나라를 다니고 살아봤지만, 일산 같이 내부 도로와 교통계획이 잘된 좁은 지역의 내부 교통소통을 더 원활히 하기위해 경전철 놓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 공중으로 지나간다고 바닥교통에 추가해 새로운 교통수단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잠시 즐거울지 모르나 오래도록 후회할 것이다.
경전철 필요성을 떠들기에 앞서, 내부 교통연계만을 위한다면 마을 과 시내버스 노선과 소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신도시 건설 초기보다 크게 악화한 상태로 방치하고 있는 자전거 도로와 인도 기능을 되살려서 자전거와 도보로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게 일산의 면모를 지키고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공무원이란 자들은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불법, 편법으로 점거한 온갖 시설물은 방치하면서 엄청난 돈이 드는 경전철 얘기나 하고 있으니, 이런 자들이 바로 주민의 진정한 복지에는 진실된 관심과 사명감없이 갖가지 사적 이익을 좇아 주민을 속이고 도시를 망치는 자들이다. 그들은 예를 들어 청계천 고가도로와 경전철은 전혀 다르다고 하겠지만, 1970년대의 청계고가도로는 21세기의 일산 경전철보다 첨단이었고 효용도 훨씬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일산 경전철은 미래의 희망이 아니라, 시대착오적인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청계고가는 수십년 도시에 기여하고 효용이 다해 철거됐지만, 일산 경전철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내 눈에 거슬리고 몇년 지나지 않아 철거 논쟁에 시달리는 일산의 우환이 될 것이다.
나는 경전철이 주는 교통 편의와 집값 상승 혜택을 볼 사람이다.
그러니 경전철 주장하는 이들을 나무라고 특히 공무원들을 탄핵하는 이유를 멋대로 왜곡하진 마시라.
나는 오로지 일산이 한층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도시로 가꿔져 세월이갈수록 질 높은 삶을 추구할 국민 모두가 부러워하는 도시로 발전, 내가 그 값진 공간에서 정신적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노후를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공무원이라면, 노래하는 분수대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호수공원에 적은 키 큰 숲을 만들었을 것이다. 경전철 구상하기 전에, 중앙로 주변과 이면도로의 잡동사니들을 철저히 단속 정비해 시민의 보행공간을 되돌려 주는 데 힘쓰겠다. 후곡 등 주상복합 지역의 난립한 상업시설로 슬럼화하는 것을 막는데 행정능력과 수단을 총동원하겠다. 호수공원을 통 해 대화에서 마두까지 걸어서 출퇴근하는 시민을 보면서, 공원 밖으로도 그게 가능하도록 인도와 횡단보도와 녹도를 더욱 넓히는 데 예산을 쓸 것이다. 시민의 혈세로 거창한 상징구조물을 만들고 싶은 충동과 탐욕을 스스로 참회할 것이다.
서구와 동구의 도시를 둘러보며 비교해 보았는가? 공산주의 시절 노래하는 분수대와 방송탑 등 거대한 구조물과 고층 아파트를 자랑한 도시는 대개 퇴락한 흉물 도시로 전락했다. 반면 숲과 공원과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와 무공해 지상교통과 친환경적 상업시설과 생활스포츠 공간 등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인 서유럽 도시들은 광대한 자연을 뽑내던 미국 도시들이 오히려 부러워할 정도로 '인간을 위한 도시'를 자랑하고 있다. 일산이 이대로 분별없이 온갖 시설과 구조물을 축조하다가는, 한류우드와 킨텍스 등이 주는 이득보다 오히려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건설과 환경 사이에 엄격한 경계선을 긋고 지켜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도박꾼이 스스로 손을 자르는 것과 같은 비장함을 시정 책임자들이 가져야 한다. 호수공원을 만드는데 관여한 공무원들은 서로 자신이 앞장섰다고 자랑한다. 이제 그런 자랑할 일보다, 내 잘못은 아니었다고 서로 미룰 소지가 다분한 일들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단계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도시건설 단계를 지나 보존과 가꾸기가 한층 중요한 단계에 있다는 것은 공무원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시장이 모르면 자리를 걸고 가르치는 것이 세금으로 주는 녹을 받는 공무원의 무서운 책임이다. 그걸 기피하거나 한 구덩이에서 어울리다보면, 자칫 비리에 얽혀 퇴출되는 숱한 전철을 밟게 된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