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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한류우드 주상복합 건립 삐걱

고양시 의회, 반대 나서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과 대화동 일대 30만평에 조성되는 한류우드 내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사업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삐걱대고 있다.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고양시가 한류우드 내 주상복합단지 조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다 고양시의회에서도 최근 건립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건설업체들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사업 참여를 꺼려 한류우드 조성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류우드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는 1800여가구의 대단지로,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분양될 예정이었다.

고양시의회, 한류문화중심 취지 안맞다

고양시의회는 최근 수도권 서북부에서 핵심 노른자위로 손꼽히는 한류우드 내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열린 제123회 임시회에서 김영선 의원 등 30명이 발의한 한류우드 내 주상복합아파트 건립계획 취소 요구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이다.

시의회는 한류우드 사업 시행자인 경기도가 이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전면 백지화하고 본래 사업취지를 살려 한류문화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조성될 한류우드 위치도.
이곳엔 2010년까지 국제비즈니스센터와테마
파크,주상복합단지, 호텔 등이 들어선다.


시회의가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에 반대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도가 한류우드 사업을 위해 수용한 토지를 고급 아파트 부지로 매각하는 것은 한류문화 발전이라는 사업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노른자위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집값 상승을 부추겨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함께 주상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거주 학생을 수용할 학교 건립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것도 반대 이유다.

인허가권을 쥔 고양시도 “주상복합 건립이 한류우드 조성 목적에 맞지 않고 높은 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폭등시킬 것”이라며 한류우드 부지내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집값 상승 부추길 가능성 지적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주상복합 건립이 취소될 것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한류우드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우드 주상복합 건립이 무산되면 부지 내 다른 시설과의 연계성 문제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사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상복합 건립이 취소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리 높지 않다. 우선 경기도가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류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경기도 고양관광문화단지개발사업단(이하 한류우드사업단) 김명호 팀장은 “관련 법 절차에 따라 고양시의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경기도가 독단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며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양시의회는 한류우드 사업과 관련, 어떠한 법적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 설령, 경기도에 주상복합건립 계획 취소 건의를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법적 효력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시 주민들과 일산신도시 거주자들이 이번 고양시의회의 주상복합 건립 반대 결의문 채택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도 고양시의회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상반기에 주상복합 용지 공급

한류우드 사업 사행자인 경기도에 따르면 주상복합아파트는 한류우드 2,3구역에 조성될 계획이다. 지난해 용지 공급이 마무리된 한류우드 1구역(8만5400여평)에는 주상복합 부지가 없다.

한류우드 안에 있는 주상복합단지 부지는 총 3만7000여평에 이른다. 2구역내 3개 필지 2만3600여평과 3구역 1만3700평(호텔 및 주상복합 부지)이다. 이 가운데 2구역내 주상복합단지 부지가 상반기 중에 민간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한류우드 2구역 2만9000여평에 대한 민간 개발사업자 모집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주상복합아파트 용지를 포함한 2구역 부지 공급 시기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상반기로 잡고 있다. 2구역 안에는 호텔(2개 필지, 4153평), 주상복합단지(3개 필지, 2만3606평), 주차장(1개 필지, 1566평) 등이 들어선다.

경기도는 3~5월 안에 사업자 선정공고 후 45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친 뒤 참가신청을 받아 6~7월께 최고가격을 제안한 사업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도는 2단계 공급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호텔 3개, 주상복합 1개, 상업시설부지 1개 등 1만3천755평 규모의 3구역 사업자 선정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구역 부지는 개 像？통합성과 효율성을 위해 단일사업자 공급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한류우드사업단 관계자는 “사업권 획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부실기업의 지나친 고가낙찰을 제한하기 위해 기존 다자간 입찰 방식을 단일사업자 공급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공급가는 감정가로 결정하겠다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 이 경우 2구역 용지별 가격은 주상복합의 경우 평당 2000만원대, 호텔은 평당 600만원대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도 사업 발목 잡나

주상복합 건립이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상한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경우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선뜻 사업에 참여할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지금까지 관행이었던 아파트 수익→상가ㆍ호텔ㆍ편의시설 투자→복합단지 조성으로 이어지는 사업구조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얻는 수익이 엷어지는 데도 호텔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은 편의시설대로 다 지어야 한다면 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상복합 등 주택 분양으로 남긴 이익을 상업시설과 기반시설 등에 투자하는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민간업체의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예상보다 사업이 오랜 기간 표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류우드사업단 관계자는 “고양시의회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성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수도권 서북부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한류우드내 주상복합단지의 경우 상징성과 분양성 호조 등으로 민간의 참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비만 2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장인 한류우드에는 30만평 부지에 공공부문으로 국제비즈니스센터(HIBC)ㆍ한류콘텐츠지원센터(HCSC)ㆍ한류뮤지엄 등이 건립되고, 민간부문으로는 테마파크ㆍ주상복합단지ㆍ호텔ㆍ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난해 3월 프라임산업과 시공테크 등이 주축이 된 A컨소시엄이 한류우드 1구역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컨소시엄에는 프라임산업ㆍ청원건설ㆍ이데아건설ㆍ신세계ㆍ시공테크(이상 시행사)와 대우건설ㆍ벽산건설ㆍ금호산업(이상 시공사), 농협중앙회ㆍ외환은행ㆍ뉴월드디벨롭먼트(이상 금융사) 등 11개사가 지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한류우드 사업용지 가운데 1구역 테마파크와 UEC(도심휴양시설) 부지 8만5412평에 모두 8890억원을 투자, 테마파크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앙일보 조철현 기자[choch@joongang.co.kr]

2007년 03월 21일 14시 4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