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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죽전택지개발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고있는 구미동길로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지요.

어제는 일요일이라 시간의 여유가 있어 그 길이 어떻게 생겼나해서 아내와 아이들을 태우고 한번 가보았습니다.  넓게 뚤린 길옆에는 경찰버스와 전경들이 있었고 아파트벽 곳곳에는 많은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적대감과 분노와 상실의 모든 감정이 거기에 담겨있었습니다. 그걸 보며 구미동 주민들의 좌절과 상처가 어느정도 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개월을 천막에서 밤낮을 가리지않고 지켜왔는데.. 처절하게 몸을 던지며 막았음에도 결국은 뚤리고 만 그 길을 보며 끓어오르는 울분을 삼켜야하는 구미동주민들의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그길을 둘러보고 집에 돌아왔는데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물었습니다.
"아빠, 11월18일이 무슨 날이예요?" 
"무슨 소리냐?' 
"아까 본 플랭카드에 11월18일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요."
"아마 그날이 구미동길 뚤린 날일게다." - 날짜를 정확히 몰랐거든요-
"그런데 그길이 뚤리면 안되는건가요? 왜 못뚤케한거예요?"
글쎄다. 여기서 저의 답은 끝이 났습니다.

아이는 이해할 수 없었겠지요. 복잡한 어른들의 세상을...
저는 참으로 착찹한 마음을 누를길 없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그길로는 절대 다니지 않을 거라고...
구미동민들의 한과 저주가 서린길로는 다녀서는 안되겠다고...
"그길로 다니는 죽전민들은 100년간 재수없으라"는 어느 구미동주민의 말처럼 정말 그래서는 안되겠기에...
구미동주민여러분, 여러분의 가정에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며 이만 줄입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