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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구에 대해서 참 말이 많네요. 본인도 종종 글을 써서 분구 주장하시는 분들 속 좀 긁어보려고 했지요.

이 쯤에서 한 마디 하고 싶군요.

기본적으로 인간은 논리적이고 스스로 지성적이라고 생각하지요. 아무리 객관적으로 비논리적이고 무식하게 보이는 사람이라도 대부분은 스스로 객관적이고 똑똑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같은 현실이나 현상을 놓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 내에서 해석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세계관 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심이 커다란 이야기의 한 주인공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판교 분구에 대해서 말이 참 많지만, 분구라는 주제를 놓고 해석을 할 때도 양측의 주장은 항상 본인 스스로는 타당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제 생각이 당연히 타당하다고 생각을 하고, 분구론자들은 자신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그 타당하다고 하는 논리를 움직이는 것이 실제로는 욕심입니다.

분구론자들은 분구해서 브랜드 가치를 더 높여서 집값을 더 올리고자 함이고, 반대론자들은 분구하면 분당의 가치가 떨어질까봐 반대하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는 욕심입니다. 욕심도 좀 솔직히 좀 수준 떨어지는 욕심이지요. 일종의 불로소득에 대한 욕심이죠.

저는 그런 욕심을 인정하는 편에 속합니다. 동시에 그런 욕심을 만족시키고자 함에는 당연히 기본적인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원칙이 있겠지만 우선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누구나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지만 그 와중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일상화 되고 합리화 된다면 세상이 너무 혼란스럽겠죠.

그런데 이 번 분구 문제에 있어서 분구론자들의 주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기존의 분당구의 상당 부분을 떼어서 합쳐서 판교구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판교가 더욱 발전해서 인구도 더 많아지고 그래서 자연적으로 분구가 된다면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하지만 기존의 분당구민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분당구의 일부를 떼어서 합쳐서 판교구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므로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욕심을 채우는 것은 굳이 인간이 아니라 동물 수준이면 다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성남 토박이입니다. 구시가지에 살았었죠. 대학 졸업하고 잠깐 서울에서 몇 년 살다가 다시 성남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있을 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분당구민들이 분당시로 독립을 원하고 심지어는 그러한 분구 문제가 선거 공약으로 등장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당구민들을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당 개발할 때 분당시로 독립시켜준다고 약속을 했었다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분당구민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는 분당시로 독립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분당에서 걷어지는 세금이 성남 구시가지의 사람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사용된다면 좋은 일이기 때문이지요. 구시가지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피해(? 세수의 감소겠죠)를 주면서까지 독립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f. 제가 분당시로 독립하자고 글을 쓴 것은 분구론자들 속을 긁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지금 판교 분구론자들의 주장은 그보다 더 심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판교구가 되는 것은 상관없지만 수많은 분당구민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분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구론자들은 그 욕심에서 비롯된 이기주의를 분구론자 스스로 생각하기에 타당한 논리적인 이유(반대론자들이 보기에는 이유도 안되는 것들이죠)를 앞세워서 분구를 주장하지만 본인들 스스로 내면을 돌아보면 욕심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분이라면 공자가 말한 군자의 수준에 일시나마 도달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실 것입니다.

어차피 분구문제는 여기서 떠든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인 문제가 되겠죠. 어쩌면 지자체 선거에서 분구문제가 공약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겠네요.

세상은 욕심이 서로 상충하면서 갈등이 존재하고 그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되겠죠.

여기서 여론을 위해서 논쟁을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앞으로는 분구론자나 반대론자나 상대방을 무식하다고 비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욕심때문에 논쟁하는데 굳이 타인을 무식하다고까지 표현하는 것은 좋아보이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