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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가 정리될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1997년 분당을 기억하는 분이 계신다면 공감하실 겁니다.
참으로 써얼렁하던 곳이었습니다.
지금 무슨 병풍처럼 솟아있는 주상복합도 없었고, 더더군다나 탄천변으로는 건물이 거의 없었습니다.
충분한 수요가 없었던 시기였죠.

그러다가 IMF오고, 한참을 침체되는가 싶더니, 분당에는 더 이상 아파트 지을 곳이 없어졌습니다.
부족한 수요를 대체하는 오피스텔이 여기저기 들어서기 시작했지요.

참 안타깝습니다. 상업지역 또는 업무단지가 오피스텔이 된 것은...
말이 오피스텔이지 절반 이상이 주거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분당에 있는 업무시설에 근무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때는 L사의 연구소가 이전한다고 했는데, 그 자리에는 주상복합이 들어섰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주거지역으로만 정착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일단 배드타운의 모습은 여전합니다.
상업지역이 활성화되어서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업무중심의 유동인구보다는 쇼핑, 외식을 위한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배드타운의 이미지를 벗어나기엔 역부족입니다.

판교는 벤처단지를 대규모로 확보한다고 되어있지만 그게 과연 잘 될지는 의문입니다.
땅만 닦아 놓는다고 기업체가 이주를 계획하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벤처단지라고 해놓고 비주거형 오피스텔만 와장창 지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흔히들 아파트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보니 도시가 가져야할 그외의 부속품들을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판교는 아직 아파트 외에 떠오르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이는 분당과 같은 배드타운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신도시가 완성되는데 걸리는 시간도 생각보다 매우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오히려, 25.7평 이하의 아파트에 대해서 700만원대의 분양가격, 무주택 우선 배정, 임대 아파트, 쾌적한 주거환경 등...
모두 잠자는 집에 대한 이야기만 무성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택에 대한 필요 이상의 기대만 부풀리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P를 주고서라도 분당에서 판교로 이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닐지?

그러나 만약, 분양가격이 1000만원 이상이 된다면...
과연 정부에서 건설업체의 이윤추구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또한 700만원대(900만원 이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분양가격이 공정한 것인지?
물론 당연히 저렴해야 정상이지만, 더 과열된 투기 양상을 부추기는 것 같이 보입니다.

어쩌면 지금도 알뜰 살뜰 저축해서 10년내에 내집장만의 꿈을 키워가는 실수요자들에게 더 큰 박탈감만 안겨주지는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판교가 어떤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날지는 두고봐야할 문제입니다.
판교의 개발로 인해 분당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아직은 성급하며, 지켜봐야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쾌적한 웰빙의 주거환경이 판교 전체에 그렇게 제공되는 것은 분명 아닐겁니다.

배드타운이 아닌 상업과 업무시설이 두루 갖추어진 자족도시로서의 역할의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와 계획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강남의 부동산을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3만세대 아파트로 해결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수도권 유동인구만 더 늘여놓는 꼴은 아닐지?

판교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