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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받는 서울디지털단지



2007.01.04.18:28
기업 잇단 이전속 벤처협회까지 둥지…"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내실성장 지원에 인프라 활용 새도약 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속속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가운데 벤처기업들의 권익단체인 벤처기업협회(회장 조현정) 마저도 작년 말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전, 명실공히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명성을 다지게 된 것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지난해 12월 28일 사옥을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마리오디지털타워 8층으로 이전하고 지난 2일 정해년(丁亥年) 시무식을 열었다. 지난 2000년대 초 벤처붐의 상징이던 테헤란밸리가 지고, 구로밸리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린 것이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벤처협회는 앞으로 지역적 기반을 바탕으로 회원수를 크게 확대하고 교육사업 등을 통해 벤처기업들의 내실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새 사업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전대열 상근부회장은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벤처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테헤란밸리에 둥지를 틀었으나 사실 임대료가 비싼 테헤란로 주변에 창업 초기의 모험기업들이 자리를 잡았던 것은 상당부분 벤처거품이 작용했던 면이 있었다"면서 "임대료가 싸고 산업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구로밸리에서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도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평가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현재 5700여개 중소제조업체들이 입주해 있으며, 이중 벤처기업 수만 해도 2000여개에 이른다. 현재 벤처기업 총 인증업체 수가 1만2000개인 점을 감안하면 6개중 1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셈이다.


이 지역은 입주업체 수는 96년 397개에서 2001년에도 849개에 지나지 않았다. 6년동안 입주업체가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체 입주업체 중 정보기술(IT) 업체 비중은 80%에 육박, 디지털 산업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반면 구로공단시절 주력 업종이었던 섬유ㆍ봉제, 인쇄업체 수는 10%도 되지 않는다. 이같은 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2000년대 초부터 불기 시작한 아파트형공장 건립이 결정적.


15~20층의 아파트형 공장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입주기업 수가 크게 늘고, 자연스런 구조고도화가 가능해져 고급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석ㆍ박사급이 즐비한 연구형 중소 제조업체들이 테헤란로에서 부담 없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전할 수 있는 것도 직원들의 호응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서울디지털단지의 아파트형 공장은 현재 60여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1단지에 이어 가산동의 2, 3단지도 이미 아파트형 공장이 밀집한 첨단단지로 변신중이다. 현재 건설중이거나 착공을 준비하는 빌딩도 20여개가 넘어 앞으로 국내 최대 벤처집적단지로서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