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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값이 들썩인다

[세계일보 2006-10-14 08:27]




추석 이후 아파트 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과 달리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판교신도시에 이어 파주 운정지구,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들 지역 주변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데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도 지난달 중순부터 오름세로 전환돼 하반기 집값 불안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가격 상승에 매물 자취 감춰=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말 판교 고분양가 논란 이후 9월 한 달 동안 분당과 용인의 아파트값은 0.15%, 0.97% 각각 상승했다. 특히 파주 운정지구 한라비발디 분양 이후 파주시 교하읍과 금촌동의 아파트값은 무려 6.45%, 4.88%나 상승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산도 파주 운정지구의 영향으로 1.08% 상승했고,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논란으로 은평구 전체도 0.32% 올랐다.

파주시 교하읍 아침마을 자유로아이파크 34평형은 8월 말 2억9750만원에서 한 달 동안 4500만원 올랐고, 금촌동 풍림아이원은 2000여만원 올랐지만 매물이 없는 상태다. 용인시 중동 코아루아파트 32평형은 판교 분양 이후 2000만∼3000만원 올라 4억5000만∼4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교하읍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파주 운정지구 분양 이후 매물이 사라졌다”며 “향후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으로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거래가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확산하고 있다. 강동구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주보다 1.71% 올라 강동구 전체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1.16% 상승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2차, 신천동 진주, 잠실동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들이 지난주보다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전문가들 엇갈린 시장 전망=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세수요가 매수세로 전환, 주택가격이 급상승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 또 판교신도시 낙첨자들이 강남권 아파트나 경기도 용인 등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에 대거 나설 것으로 보여 하반기 집값 불안이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이라는 의외 변수가 등장함에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등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은평뉴타운 분양연기 등으로 분양 대기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판교신도시 탈락자 14만여명이 강남권 아파트나 용인 등지의 신규 분양 아파트로 몰릴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집값이 불안하다”며 “북한 핵 등 외부적 요인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9월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판교 낙첨자들이 재건축 또는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리면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 한 관계자는 “갈곳 없는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몰려 있어 지금은 주택가격이 불안하지만 종부세 등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조만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