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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량 급증..상승 신호 곳곳 포착”

기사입력 2008-04-23 18:12
파이낸셜뉴스




사례1. 서울 중랑구 면목동 두산아파트 인근 용마산 공인중개업소엔 최근 강남 거주자들로부터 소형 빌라 지분 매수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강남권 수요자들이 노원, 도봉, 강북에서 중랑, 동대문쪽으로 관심을 넓히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업소 관계자는 “노원, 도봉에 이어 이곳 면목동에도 강남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지난해 말까지 하루 3∼4건에 불과하던 문의전화가 요즘엔 10건 이상은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례2.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1번지’인 개포동 주공1단지 종합상가 내 우정부동산엔 최근 오는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를 앞두고 급매물이 2건 나왔다. 급매물이라고 해봤자 평균 1000만∼2000만원 정도 싼 수준이다. 이 업소 김상열 사장은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벌써 10개월째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이며 재건축 규제완화가 구체화되면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에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다. 바닥을 찍고 상승추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상승세가 완연한 서울 강북지역 분위기는 인근 경기 동두천과 의정부는 물론 면목동, 동대문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남 지역은 규제완화 시기를 기다리며 오래 전부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 떨어질 일이 없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닥 다지고 상승 신호 곳곳에서 나타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바닥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거래량이다.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신고된 아파트 거래 건수는 4만6629건으로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지난 2006년 12월(6만4250건)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많다.

서일대 이재국 교수는 “경험상 부동산 경기 측정 지표 중 거래량 증가는 대표적인 상승 신호”라면서 “강북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은 물론 호재는 있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경기 지역이 조금씩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매 낙찰가율을 봐도 바닥을 지나 상승을 점칠 수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일까지 서울지역에서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는 총 96건으로 강북권(강북, 노원, 도봉, 성북, 은평) 낙찰가율은 100.1%를 기록했다. 1개월 전보다 13.1%p 늘어난 수치다. 강동권(강동, 광진, 동대문, 성동, 중랑) 낙찰가율도 97.4%, 도심권은 95.5%로 각각 기록, 모두 10%포인트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경험적으로 경매 낙찰가율은 매매가에 6개월 정도 선행하는 지표”라면서 “서울지역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선 가운데 일부 지역은 평균 150%를 초과해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10%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규제완화 속도 따라 서서히 오를 것

전문가들은 다만 상승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 제한, 종부세 등 참여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규제로 인해 매수세가 갑자기 따라붙을 상황은 아니어서다. 정부도 규제완화를 서두르지 않은다는 방침이어서 가수요가 빠르게 붙으며 시장이 들썩일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가 규제해 놓은 것이 워낙 많아 갑자기 불붙을 상황은 아니다”면서 “규제완화 속도와 폭에 따라 시장이 조금씩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도 더 이상 떨어질 상황은 아니라는 데는 같은 의견이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지금 상황은 그동안 저평가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차이를 회복하는 수준”이라면서 “규제완화로 인해 버블세븐 지역이 탄력을 받지 않으면 시장 전체가 살아나긴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조정 양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지만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강북 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닥이라고 단정짓기는 위험하다”면서도 “추가 하락 요인은 없어 더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