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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07-09-03


‘재건축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무섭지 않아요.’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재건축단지들은 상한제의 위력에 무덤덤한 상황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려면 지난 8월31일까지 사업승인 신청을 하고 오는 11월 말까지는 분양승인(재건축은 관리처분 신청)을 마쳐야 하지만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첫 ‘관문’인 사업승인 신청을 마친 곳이 거의 전무하다. 이는 대부분 재건축 단지가 임대주택 건설의무화 등으로 상한제를 적용받는 일반분양 물량이 아예 없거나 몇 십가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일 서울 주요 재건축지역의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강남·송파·강동)의 경우 지난 7월과 8월 사업승인을 신청한 단지는 2건에 불과했다. 이마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는 게 해당 조합측의 설명이다.

서초구, 강동구, 양천구 및 경기 과천시 등 나머지 지역들은 신청 단지가 전무하다.

강남구에서는 도곡동 진달래1차, 송파구에서는 가락동 가락시영이 각각 지난 8월에 사업승인 신청했다. 서초구와 강동구는 같은 기간 내 사업승인신청 단지가 없다. 또 목동을 중심으로 재건축단지가 밀집한 양천구와 대부분의 주택이 재건축 대상인 경기 과천 지역에서도 사업승인 신청 건수가 ‘제로’다. 이밖에 다른 수도권 지역도 재건축 사업을 위한 사업승인 신청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

송파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건설 업체들의 사업승인과 분양승인 신청은 크게 늘었지만 재건축 단지들의 인·허가 신청은 거의 없다”면서 “이는 처음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재건축 단지의 반응이 둔감한 것은 대부분 물량이 조합원에게 돌아가고 사업성을 좌우하는 일반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현행 법상 일반분양 물량이 20가구 미만일 재건축 단지는 분양승인 신청이 필요 없어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31일 사업승인 신청을 냈지만 이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하더라도 일반분양분이 거의 없어 상한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들은 대부분 임대아파트 의무비율 때문에 일반분양 물양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어차피 기존 규제가 워낙 많다 보니 상한제는 (사업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과천지역은 지자체에서 재건축 때 가구수를 제한하고 있어 대부분 분양가 상한제와 무관하다. 대형 건설사인 H사는 올 상반기에 일반 주택사업, 하반기엔 재건축 사업을 위주로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