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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을 잡겠다는 목표로 추진돼온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강남 등 주거선호지역의 집값만 끌어올리는 등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나왔다.

국회 차원의 이같은 연구결과는 서울 강남의 집값을 잡겠다는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오히려 강남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만 낳았다는 민간의 지적을 뒷받침할뿐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에도 의문을 표시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예산정책처는 31일 발표한 ‘2006년도 경제운용방향 및 정책과제분석’ 보고서에서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10·20대책과 8·31대책의 효과는 이후의 가격변화 패턴을 볼때 애초 의도와는 정반대로 강남 등 주거선호지역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고 비인기지역 주택의 상대적 가치하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 부동산정책의 핵심은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를 통한 부동산가격의 안정, 특히 고급주택 및 다주택보유자의 세부담을 높여 강남 등 주택가격 급등지역의 가격하락을 목표로 한 것”이라면서 “따라서 부동산가격의 거품형성의 방지를 통한 시장의 안정이 정책목표라고 한다면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의 기조는 현재까지 효과가 미비하다고 하겠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참여정부가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강화를 위해 10·29대책과 8·31 대책 등을 발표한 뒤 강남·분당 등 주거선호지역의 주택가격은 오히려 올라갔고 비인기 주거지역의 집값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지역의 강남 3구와 양천구의 주택가격은 정부가 지난해 8·31 대책을 내놓은 뒤 안정세를 보이다가 올 상반기부터 가격이 급등한 반면, 강북·노원·도봉구 등 집값이 싼 지역은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까지 가격 안정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수도권에서도 올 상반기부터 분당, 과천, 용인, 안양 동안구 등에서만 가격급등이 일어났으며 의정부와 안산 등 그밖의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주택가격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 원인과 관련, “재건축 규제 및 토지이용 규제 강화로 인한 주택공급부족 및 개발세 부과 효과는 주택가격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면서 “정부 부동산정책 중 개발이익 기대에 따른 투기의 근절이라는 명분으로 강화된 재건축 규제는 수요억제보다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한 탄력적인 공급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는 부동산거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도소득세의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보유세제의 변화는 전체 조세정책의 틀 안에서 고려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 “보유세제를 현행대로 유지하더라도 거래의 활성화를 통한 시장위축으로부터의 탈피를 위해서 부동산거래세는 실거래가 과세에 따른 증세효과를 감안해 인하해야 하며 양도소득세도 거래세의 일종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거래세는 재정여건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계속 낮춰가되 양도소득세는 조세형평 차원에서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다만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단기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부동산 정책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