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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공장 터에 초고층빌딩

[매일경제 2006-05-05 17:35]

80년대까지 서민들의 난방 연료로 사랑받아온 연탄 공장이 개발 바람에 밀려 서울에서 사라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상봉동 수색 신도림동 등 옛 연탄공장 터 3곳이 초고층 주거ㆍ상업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며, 현재 가동중인 이문동과 시흥동 2곳의 연탄공장도 모두 개발 예정 대상지에 포함돼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줄기차게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데다 서울시도 뉴타운 및 낙후지역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연탄공장 터 대부분을 개발대상 지역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 하반기에만 3곳 개발

= 연탄공장이 들어선 자리는 △철도 이용이 쉽고 △대지 면적이 넓으며 △배후에는 낡은 주거단지가 밀집해 있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들 공장 터를 개발하면 △역세권에 △땅이 넓어 개발이 쉽고 △배후 노후 주거지역을 함께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가 뉴타운ㆍ균형촉진지구 등을 지정해 낙후지역 재개발에 나서는 것도 이런 장점 때문이다.

올 하반기 기존 연탄공장이던 서울 시내 3곳이 상업ㆍ주거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우선 옛 강원산업 소유 삼표 연탄공장이 있던 중랑구 상봉동 망우역 일대가 초고층 상업ㆍ업무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상봉동 삼표연탄 공장 터는 2000년 3월 강원산업을 인수ㆍ합병한 INI스틸이 2005년 7월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엠코에 토지를 매각한 바 있다. 엠코는 대지면적 6111평인 이곳에 최고 155ｍ 높이로 상업ㆍ주거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역시 삼표연탄 공장이 있던 은평구 수색동 76 일대도 주상복합아파트로 개발될 예정이다. 수색역에 인접한 곳으로 GS건설이 19층짜리 4개동 총 32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연말께 분양할 계획이다.

GS건설이 직접 땅을 매입해 시행ㆍ시공을 모두 진행하는 자체 사업은 드문 경우로 이 일대에서 가장 고급스런 단지로 지을 계획이다.

그 외 42~45층짜리 호텔과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예정인 구로구 신도림동 옛 대성 연탄공장 터 역시 하반기 아파트 6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 남은 공장 2곳도 개발 압력

= 이제 서울에 남은 연탄공장은 동대문구 이문동 삼천리 E&E 공장과 금천구 시흥동 113 일대 고명산업 2곳만 가동중이다. 하지만 2곳 모두 대규모 개발 예정 지역에 포함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문동 삼천리 연탄공장은 서울 3차 뉴타운인 이문ㆍ휘경구역에 포함돼 있다.

동대문구청 도시계획 담당자는 "5월 말 외부 업체에 용역을 맡겨 세부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연탄공장 터를 포함해 주거중심형 뉴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천리 E&E 관계자는 "공장 이전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오던 문제"라며 "회사로선 아직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금천구 시흥역 인근에 위치한 고명산업 연탄공장 터도 개발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금천구는 1종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해 시흥역 일대를 주거ㆍ상업ㆍ공공시설이 들어서도록 개발 방향을 잡고 있다.

이 중 고명산업 공장 터는 옛 대한전선 용지와 군부대 땅 사이에 위치하며 상업ㆍ복합시설 구역으로 정해져 있다. 고명산업 관계자는 "그 동안 땅은 한국철도공사에서 임차해 이용하던 것이어서 개발계획은 정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 부동산사업팀 관계자는 "공사 소유 부동산을 단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으로, 시흥역 일대는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서찬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