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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둔촌 주공 등 호가 1천만-2천만원 내려
비투기지역, '6억원 이하 시세 낮춰달라' 요구도
연합뉴스 2006-11-19 06:11]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11.15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가운데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 하락이 시작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이상 싼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비투기지역 중개업소에는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 시세를 6억원 이하로 낮춰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 재건축 등 일부 매물늘고 가격 하락 =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재건축 단지에는 대책 발표 후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정도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고덕 시영 17평형은 대책 전까지 6억원 선이었으나 현재 5억8천만-5억9천만원으로 떨어졌고, 주공2단지 16평형은 7억원에서 6억8천만원으로 내렸다.

인근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집을 팔아야 할 사람들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가 대책 발표 이후 다소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시세보다 싸게 팔겠다는 사람이 있지만 매수세가 위축돼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단지도 그동안 귀했던 매물이 조금씩 늘면서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둔촌 주공2단지 16평형은 대책 발표 전 6억7천만원이던 것이 6억5천500만-6억6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SK선경공인 박노장 사장은 "정부 대책에 대한 불신이 커서인지 가격 하락폭이 예전 대책만큼 크지 않지만 일단 가격 오름세는 진정됐다"며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1가구 2주택자나 공급 정책에 대한 불안감 등을 이유로 매물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시간이 갈수록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13억원, 36평형은 16억3천만원 선이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대책 발표 이후 거래도 없고, 호가도 주춤하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며 "평소 5-6개던 매물이 10-11개로 늘었지만 살 사람이 없다. 다음 주까지 거래가 안된다면 호가가 4천만-5천만원 정도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동, 도곡동 등지의 중개업소는 국세청 단속을 피해 일제히 문을 닫아 정확한 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있지만 일단 상승세는 멈췄다.

대치동 명지부동산 송명덕 사장은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가격도 잠시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대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안정세가 얼마나 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 '6억이하로 시세 낮춰달라' 요구도 = 이번에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된 수도권 비투기지역 중개업소에는 국민은행의 인터넷 시세를 6억원 이하로 낮춰 게재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서만 DTI 등 대출 규제가 가해지자 이를 피해보려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6억원 안팎인 40-50평형대 아파트 주인들이 시세를 6억원 밑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해온다"며 "그동안 주민들이 담합해 집값을 올려달라던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가격을 낮춰달라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강북이나 수도권의 경우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DTI가 적용되면 평수를 넓혀가기도 힘들어 6억원 안팎의 주택을 보유한 눈치빠른 주민들이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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