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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철희 기자] 미국 측이 용산기지 이전 이후 잔류할 부대의 부지로 40여만평을 요구했다는 본지 보도(9월 3일자 1면)에 대해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차관보가 오보라고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은 본지 보도가 오보라는 식으로까지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측은 지난 7월 8일 한.미 간 실무접촉에서 용산 미군기지 총면적 81만평의 53%인 43만9백18평을 한미연합사.유엔사.작전상황실 등과 경비부대 등 잔류 부대 부지로 요구했다. 미측은 또 지난달 하순 국방부와 주한미군 고위 관계자 간 협의에서 부지 규모를 일부 축소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40만평에 가까운 부지를 요구했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오른쪽 사진 가운데)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차관보(왼쪽 사진 가운데)가 3일 국방부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4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그러나 당시 미측의 입장에 대해 국방부는 미측이 최초로 부지 43만9백18평에 6만2천7백53평의 시설이 잔류부대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의한 입장이 거의 바뀌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당혹해 하고 있다.


용산기지 중 하나인 사우스포스트의 상당 부분이 반환되지 않을 경우 용산기지 이전에 대한 명분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본지 보도와 관련, 3일 보도자료에서 '한.미 정부 간에 논의되고 있는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잘못 보도했다. 미국의 입장을 잘못 서술한 이 기사는 현재 논의 중인 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90년 합의하고 2003년 대통령에 의해 확인된 용산기지 이전을 조속한 시일 내에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주한미군사령부는 '입장을 잘못 서술했다'고만 밝힐 뿐 통상적으로 오보에 대처할 때 명시하는 문구인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을 못박지 않았다.


한.미는 4차 회의를 통해서도 부지 규모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4백80만달러의 용역비를 들여 만들 시설종합계획서(Master Plan) 작성 과정에서 잔류 부대 부지 면적을 결정키로 가닥을 잡았으나 향후 규모의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기자 < chlee@joongang.co.kr > 사진=김경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