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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경제·문화 새 중심지로 [중앙일보]

시, 제조업 대신 지식·창조·문화산업 육성
준공업지역에는 도로·공원·학교 건설키로


구로·영등포·강서·양천·금천·관악·동작구 등 서울 서남권은 1960∼70년대 국가경제를 일으킨 견인차 역할을 한 지역이다. 당시 한국 최대 공업지역인 ‘경인공업단지’의 한 축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울 전체 준공업지역 27.7㎢ 중 82.1%(22.7㎢)가 서남권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국내 산업 지도가 바뀌면서 이 지역은 ‘낙후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가 25일 ‘서남권 르네상스 계획’을 발표했다. 제조업을 지식·창조·문화산업 같은 신산업으로 대체하고, 교통·문화시설과 공원을 확충해 ‘문화가 어우러진 경제 중심지’로 서남권을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서남권의 종합 개발 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위해 2015년까지 15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문화시설·공원 확대=서울시는 이 지역에서 4개 거점축을 특화해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중 핵심은 현재 준공업지역이 밀집해 있는 안양천변을 따라 남북으로 조성되는 ‘신경제거점축’이다. 영등포∼신도림∼가산∼시흥을 잇는 지역이다.

서울시는 이곳 준공업지역에서 도로·학교·공원·문화시설 등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들 기반시설이 차지하는 부지 비율을 현재의 28%에서 4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반면 주거 및 판매시설 부지 비율은 47→40%, 산업시설 부지 비율은 25→20%로 줄인다. 이는 지난달 서울시의회 준공업지역관리지원특별위원회가 공장 부지에 아파트 건립을 대폭 허용하는 쪽으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아파트 대신 기반시설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주택과 공장이 뒤섞여 있는 ‘주공(住工)혼재지역’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실시해 주거와 공장을 분리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기반시설 확대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신도림 역세권에 ‘서울 디지털 콘텐츠 콤플렉스’를 짓는 다.

◇‘개발=아파트 건립’ 공식 탈피=김포공항과 인접한 마곡∼가양∼양화∼여의도 일대는 ‘한강르네상스 거점축’으로 발전시킨다.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연구 중심의 수변도시(마곡), 수상 레저시설(양화), 국제금융지구(여의도)가 공항과 연결되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목동∼신도림 일대는 ‘경인 거점축’으로 정해져 인천경제자유구역 및 산업단지와 연계한 업무복합공간이 강화된다.

중앙대·숭실대·총신대·서울대 등 서남권 안에 있는 대학들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한다. ‘R&D(연구개발) 산·학·연 협동축’으로 이름이 붙은 이곳은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만든다. 영어마을(관악)을 조성하고 도서관을 확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의 지역 개발은 아파트 일변도의 주거지 개발과 다름 없었다”며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주거환경 개선과 경제활력 창출을 동시에 도모하는 지역 개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2008.06.26 01:29 입력 / 2008.06.26 01:49 수정